하반기 건설경기 악화 전망 속에서 위기대응 차원외형 성장 끝낸 시멘트업체, 혁신이 필요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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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업계가 3세경영 체제로 본격 전환되고 있다. 앞서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등이 3세경영 체제를 완료한 가운데 지난해 말 삼표시멘트도 합류, 젊은 피를 앞세운 업계의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건설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 오너 3세들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멘트업체들은 3세 경영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세대 교체를 마무리했다.

    시멘트업계 3세 경영인 중 맏형은 1966년생인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이다.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기호 회장은 1997년부터 한일시멘트 관리본부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맡아 다양한 실무 능력을 쌓았다. 이후 2005년 대표이사 사장, 2012년 부회장직을 거쳐 2016년 회장이 됐다.

    허 회장은 과감한 선택을 통해 취약 계열사들을 매각했고, 사업 성격에 맞게 합병을 진행하는 등 계열사 재편을 통한 그룹 내실 다지기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특히 2015년 대만 법인 계열사 CCP의 인수 및 매각을 주도해 5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는 등 뛰어난 투자 성과도 보여줬다. 또 2011년 건설경기 불황에 맞서 경쟁사의 드라이몰탈 공장을 인수하는 등 선제적 경영 활동을 펼쳤다. 최근 인수한 현대시멘트도 허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며 업계 3위로 뛰어오른 아세아시멘트의 3세 경영인은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훈범 사장이다. 1969년생인 그는 지난 2013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았다.

    이훈범 사장은 2013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고, 현금출자 방식으로 농산물 사업 계열사 아농(주)의 주식 12만주를 취득해 사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아주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한라시멘트 인수에 성공해 업계 3위로 단숨에 치고 올라오는데 기여했다.

  • ▲ (왼쪽부터)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사장,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각 사
    ▲ (왼쪽부터)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사장,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각 사


    가장 최근에 사장으로 승격한 인물은 정대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이다. 정 사장은 1977년생으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2006년 삼표에 입사해 삼표기초소재 대표이사, 삼표레일웨이 대표이사, 삼표시멘트 영업본부장 및 관리지원부문장 등을 맡아왔다.

    정대현 사장은 삼표그룹의 브랜드 슬로건을 '새로움의 기초가 되다'로 변경해 그룹 전체 사업 부문을 통합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룹 최초로 사회공헌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성신양회는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해외 법인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는 김태현 사장이 3세 경영인이다. 1974년생인 김태현 사장은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의 장남으로, 보통주 기준 지분율 12.12%의 최대주주다.

    김 사장은 지난 2002년 성신양회에 입사해 기획과 영업 부문 등을 두루 거치며 경영 능력을 키웠다. 이후 2013년 12월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는 미등기임원으로 사장 직함만 유지한 상태지만, 동남아 레미콘 시장을 개척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베트남에 총 3개의 법인을 운영 중이며, 이는 김 사장이 설립을 주도한 것이다.

    업계는 지난해를 끝으로 시장 재편을 마친 시멘트업체들이 올 하반기부터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3세 경영인들이 어떤 해결책을 마련할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위 업체들이 모두 3세경영 체제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올해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경영 능력 평가의 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형 성장을 모두 마친 업체들이 어떤 전략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즉, 올해는 오너 3세들의 경영 능력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