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I, 물산 주식 전량 매각… "연결고리 3개 해소"순환출자 완전 해소 방침…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방점'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연결된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요구하는 정부 기조 및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순환출자란 그룹 계열사인 A사가 B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B사는 C사, C사는 A사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를 말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지분 2.11%)를 모두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방식은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되며 CITI증권, CS증권을 통해 이뤄진다.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인 셈이다.

삼성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큰 삼성물산을 최정점으로 삼성생명에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을 거쳐 다시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고리 등 총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다.

당초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는 10개에 달했으나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7개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SDI의 삼성물산 잔여 주식 404만주에 대해 추가 매각을 명령했다. 지난 2월에는 늦어도 8월 26일까지 매각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삼성은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이번에 삼성이 공정위에서 정한 기한보다 지분 매각을 앞당긴 것도 정부 방침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으로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를 거쳐 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3개가 끊어지며 남은 고리는 4개로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2.61%)와 삼성화재(1.37%)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순환출자도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4개의 순환출자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등이다.

다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23%) 처리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서 여전히 주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산분리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현행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 기준으로 총자산의 3%만 보유토록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 대로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20조원 가량이 필요해 삼성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남은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할 방침"이라며 "하지만 구체적 시기나 방침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