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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한복판 건설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하거나 싱크홀이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 안전을 위한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도동 유치원 붕괴사고는 이미 5개월전 현장 조사에서 붕괴 위험성이 지적된 만큼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2분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근처에 있는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이 20도 가량 기울어졌다.
실제 현장에 가보니 가림막이 쳐진 주택 건설현장 사이로 30~40미터 높이 흙벽에 유치원 건물이 위태롭게 서 있었다. 이미 기둥은 무너졌고 군데군데 금이 가서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 건물은 지은지 1년여밖에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미 오래전부터 붕괴될 조짐이 보여 주민들이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면서 "만일 낮에 사고가 발생했으면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잃을 뻔 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5개월 전에 이 건물이 위험하다고 의뢰를 받았다"며 "거기는 밑에까지 굴착을 하게 되면 가시설을 제대로 해놓고 해야지 잘못하면 위험하다. 굴착하게 되면 붕괴된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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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에 가로 30미터, 세로 10미터, 깊이 6미터 규모로 지반이 침하하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 아파트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두 사고 모두 주택 건설현장 인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건설사가 흙막이와 옹벽을 제대로 설계·시공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흙막이는 공사장에서 임시로 흙이 무너지지 않게 세운 시설물이며 옹벽은 토사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가산동 사고 역시 인근 오피스텔 건설현장 흙막이가 붕괴하면서 토사가 유출돼 도로와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고 모두 건설현장과 주거지역이 가깝게 붙어 있어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추가 사고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가시지 않은 상태여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