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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지난 4월부터 밟아 온 경영 정상화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노조가 법인 분리에 반대해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것.
16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회사 노조가 15~16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총원 1만234명 가운데 8899명(86.9%)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8007명(78.2%)이 찬성해 가결됐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 신청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하게 된다. 조정 중지 신청 결과는 오는 22일쯤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7월 사측이 법인 분리 계획을 밝히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사측이 오는 19일 법인 분리를 결의하는 주주총회를 예고해,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향후 디자인센터,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분리,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 전담할 신설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법인 분리를 한국 철수를 위한 포석이라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지난달 일방적 법인 설립에 반발해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국지엠의 일방적인 법인 분리가 기본협약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개발, 생산, 판매를 분리하는 것보다 단일 법인일 때 모든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런만큼 노조는 단일 법인유지를 전제로 연구개발 업무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협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지엠은 19일 법인 분리를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쟁의 찬반 투표까지 끝낸 노조가 파업이란 강수를 행동으로 옮길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