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가뭄에 제한급수 절박함 잊어"양승조 도지사 "원칙적 찬성… 농업용수·식수 대책 우선"
  • ▲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충남도당 4대강 보 해체 반대 시위.ⓒ자유한국당
    ▲ 자유한국당 세종시당, 충남도당 4대강 보 해체 반대 시위.ⓒ자유한국당
    정부의 4대강 보 철거 결정을 두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세종시당과 충남도당이 지역민 의견을 무시한 세종보·공주보 해체를 문제 삼고 나섰다.
    한국당 세종시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국 16개 보 중 유일하게 인구 밀집지역에 있는 세종보는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정부가 지정한 '금강 8경' 중 하나지만, 현 정부가 수문을 연 뒤 수위가 크게 낮아져 강바닥이 드러나는 등 흉물스러운 모습이 됐다"면서 "세종보를 비롯해 금강의 보 철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세종시당은 "세종시민의 휴식공간이자 관광지인 세종호수공원은 세종보 수문 개방으로 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임시방편으로 2억원을 들여 새로 자갈보를 만드는 촌극이 빚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를 유지하는 게 수질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에도 매년 2억~3억원의 유지비를 아끼려고 연간 20억원의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발전을 포기하고 114억원의 해체비용을 들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한국당 충남도당도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적폐로 몰아 사실상 전면 폐기 순서에 돌입했다"며 "사전에 결론 내놓고 밀실에서 짬짜미한 편파적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도당은 "공주시민의 애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공주시장의 호소에도 충청인의 젖줄을 이념적 잣대와 정치논리로 공중분해 하려 한다"면서 "2015년 최악의 충남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하고 절수운동까지 벌였던 절박함을 잊고, 애타는 심정으로 갈라지는 농토와 말라가던 저수지를 바라보던 처절함은 기억도 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도당은 "가뭄 해소와 홍수 저감 등 순기능은 외면하고 실체도 부족한 환경 파괴 등 역기능만 침소봉대해 공주보를 파괴하려는 무모함은 '탈원전'의 복사판"이라며 "충남의 농업 기반을 말살하고 식수를 훼손하려는 근시안적 공주보 파괴 시도를 성토하며 도민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당은 "경제적 편익과 지역 여론을 무시한 공주보 무력화 방침은 탁상공론이고 보수 정권 흔적 지우기"라며 "정부는 충청인 삶의 현장과 생계 터전을 허무는 금강 파괴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도당은 민주당 양승조 충남도지사에게 지역민 의사에 반하는 공주보 해체와 백제보 상시 개방에 대한 공식 입장과 함께 가뭄 해결을 위해 4대강 물을 끌어쓰자던 안희정 전 지사의 제안으로 추진된 금강 도수로 사업에 대해 견해를 물었다.
  • ▲ 기자회견 하는 양승조 도지사.ⓒ충남도
    ▲ 기자회견 하는 양승조 도지사.ⓒ충남도
    양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세종·공주·백제보 처리 결정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농업용수와 식수 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양 지사는 "보 해체 등으로 말미암은 농업용수 부족과 농산물 생산 저하, 우성면 주민 우회로 이용 불편, 백제문화제 부교 설치 등에 따른 수위 유지 필요성이 제기되는 게 사실"이라며 "조치 이전에 농업용수와 식수에 대한 대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국가물관리위원회 구성 때 도의 의견이 개진될 수 있게 하고, 물 이용 대책과 관련해 지역 여건에 대한 검토와 각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