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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엘리엇 간섭에 주가 휘청… 경영권 방어 속수무책

글로벌 기업서 사용하는 포이즌필‧차등의결권 도입 필요대주주 3%룰까지 손발 묶여…주주권익 확대와 균형 필요

입력 2019-03-05 15:49 | 수정 2019-03-05 16:26

▲ ⓒ 뉴데일리

다국적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해 ‘경영권 간섭’에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계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에 대한 ‘내정간섭’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고 나섰다. 

이에 지난 4일 엘리엇 계열 투자자문사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은 양사 주주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초과자본상태인 양사의 재무제표 정상화 ▲기업경영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에 대해서 엘리엇은 “모비스와 달리 현대차는 주주환원 및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아 우리에게 큰 실망을 안겨 줬다”며 “지난달 27일 현대차가 발표한 계획에는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위한 조치가 전무할 뿐 아니라 현 경영구조의 약점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안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주주들에게 ▲보통주에 배당금 2만1967원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사외이사 3인 선임 ▲주주제안 독립후보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제안했다.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해당 프리젠테이션이 발표되자 현대차 계열의 주가는 일제히 크게 하락했다. 

지난 4일 현대차의 주가는 전일 대비 3.56%, 현대모비스는 3.63%씩 각각 하락했으며 이튿날인 5일까지 약세가 이어졌다.

엘리엇은 대표펀드 ‘엘리엇 어쏘시어츠 L.P.’와 특수관계인인 ‘포터 캐피탈 LLC’를 합해 현대차는 2.9% 현대모비스는 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만 놓고 보면 그리 높은 지분율은 아니지만 외국인 지분이 50%에 달해 이들을 포섭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기업 입장에서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전략으로 사용하는 포이즌필(기존 주주가 시가보다 저렴하게 지분을 매수), 차등의결권(대주주 주식 등 일부 주식에 의결권을 더 부여) 등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어 적대적인 외국계 헤지펀드의 경영개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즈(Sotheby’s)는 지난 2013년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경영권 위협에 대한 방어로 포이즌필을 도입한 바 있다. 

구글, 샤오미, 페이스북, 스냅챗 등 글로벌 IT 기업의 수장들도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해 실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 경영 환경을 보장받고 글로벌 헤지펀드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제도가 전무한데다가 오히려 대주주 의결권이 3%에 제한돼 있는 일명 ‘3%룰’로 인해 손이 더욱 묶여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 권익 확대와 발맞춰 기업인들이 경영권을 합리적으로 지킬 수 있는 방어수단 또한 보장돼야 올바른 의미의 주주자본주의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제도의 선진화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ruthypak@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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