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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포스트가 최근 본래 사업과는 거리가 먼 홍삼 제품을 출시했다. 다음으로는 최근 '곰팡이 호박즙'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 '임블리'와 함께 여성용 유산균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지난 9일 건강기능식품인 '홍삼진 데일리'를 출시했다. 홍삼의 기능성분인 '진세노사이드'가 1포당 12mg 함유된 홍삼진 데일리는 6년근 홍삼을 스틱형 파우치에 담은 제품이다.
메디포스트는 향후 여성용 유산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최근 곰팡이 호박즙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임블리와 얽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임블리와 만나… 여성용 유산균제품 준비 중?
유명 인플루언서 임블리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믿고 먹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그 첫 번째는 여성유산균"이라고 전했다. 해당 인스타그램에는 당시 임블리와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미팅을 하고 함께 찍은 사진도 게재됐다.
메디포스트가 임블리와 함께 여성용 유산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메디포스트 측에서도 "임블리가 메디포스트를 방문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최근 임블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임블리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임블리는 김재식헬스푸드가 생산한 호박즙 제품을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해 왔다. 지난 2일 호박즙 일부 제품의 흡입구에 곰팡이가 발생했다는 논란이 일자 임블리는 3일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무책임한 초기 대응으로 인해 임블리 측에서 판매하는 제품 전반에 대한 폭로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메디포스트도 난감한 입장이 됐다. 공교롭게도 미팅을 한 후 며칠 만에 곰팡이 호박즙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메디포스트로서는 당초 임블리와 세웠던 계획을 상당히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임블리와 건강기능식품 사업부가 어떻게 협업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 메디포스트, 화장품 사업 정리 이후 건강기능식품 사업 강화… 연구개발은 뒷전
메디포스트는 홍삼에 이어 여성용 유산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메디포스트가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본질인 연구개발보다는 부대사업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치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9일 출시한 홍삼 제품은 기존 사업과 연관성도 떨어진다. 그간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은행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산모와 아기를 위한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해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디포스트가 홍삼을 출시했다니 적자 메우기에 다급해 기업 정체성까지 버린 건 아닌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메디포스트는 4년간 진행해온 화장품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화장품 사업과 관련된 일체의 사업부를 하나투어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투자법인 '셀리노'에 9억 4017만원에 양도한 것이다. 메디포스트가 지난 2014년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영업적자를 지속해온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째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93.8% 증가한 65억 9265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액은 같은 기간 443억 8363만원으로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메디포스트는 화장품 사업을 정리한 이후 매출 확보를 위한 돌파구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이 없어졌으니 남은 사업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메디포스트의 매출은 제대혈은행 사업 209억 8300만원(47.3%), 줄기세포치료제 사업 136억 5300만원(30.8%), 건강기능식품 사업 42억 4900만원(9.6%), 화장품 등 기타 사업 54억 9900만원(12.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지 못하고 건강기능식품 사업, 화장품 사업 등을 벌이면서 회계장부를 맞춰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