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결과에 '당국 방향에 의문' 한 목소리ROE 유지 등 불확실성 해소에 주가 긍정 전망 장기적 관점서 환골탈태 통해 재심 성공 가능
  •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에서 키움뱅크가 예상밖의 탈락 소식을 접한 이후 증권업계도 분석이 한창이다.

    당국에 대한 주관적 판단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한편으로는 ROE 희석에 대한 우려 감소 등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주가에 힘을 받고, 인가 재도전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 시도에서 사업 계획의 혁신성,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불허 판정을 받았다.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인터넷은행 사업진출 실패에 실망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적한 혁신성에 대해서도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고, 세부배점 역시 공개되지 않은 만큼 탈락 요인이 석연치 않다는 분석이 안팎에서 나온다.

    이는 당사자인 키움증권은 물론 증권업계 내에서도 관심거리다.

    정부가 핀테크 산업이나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강하지만 입맛에 맞는 사업자가 자격을 갖추고 지원하지 않아 결국 정부 노선과 다른 키움증권은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는 추론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11번가, 롯데멤버스에 하나금융까지 가세하며 자본력과 금융 전문성까지 갖춰 금융사의 가장 핵심인 안정성을 확실하게 갖췄다고 평가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며 "당국이 말한 인터넷은행 특유의 혁신성이나 구체성에 대해서도 탈락 이유가 추상적이라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약점을 보완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은행업의 문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멤버 구성부터 전략까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토스뱅크의 재도전 과정이 키움뱅크의 인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취약한 점을 보완해 환골탈태한 사업 모델을 제시해 연내 예비 인가를 승인 받을 경우 프리미엄 부여가 정당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키움증권에 대해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불허는 불확실성 해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임희연 연구원은 "심사 결과는 아쉽지만 카카오뱅크에 대항할 만한 혁신성이 부재한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호재"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 희석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정부가 혁신 금융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컨소시엄에 대해 인가 불허를 결정한 이번 사례 덕분에 움증권이 예비인가 재신청을 계획하더라도 할인받을 개연성이 낮아졌다"고 정부와 당국의 방향성을 꼬집기도 했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관련해 ▲향후 3~5년간 적자가 예상되고 ▲이에 대한 출자로 증권사업의 자본 확충이 어려워지고 ▲출범 시 저축은행 여신에 대한 카니발리제이션(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일어나 주가에 부정적 요인이라며 인터넷은행 진출에 부정적인 시각을 제시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서도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연간으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부담이 있어 실적 상향이 어려워 보인다"며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고려할 때 향후 ROE가 상승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키움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은 키움증권 입장에서 당장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키움증권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심어주는 계기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