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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반일감정이 악화되면서 수입차 판매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본 브랜드에 대해 이전보다 고객들의 전시장 방문과 문의가 줄었으며, 사전계약 했던 경우 취소 또는 보류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닛산의 경우 신차 출시 및 시승행사를 취소하는 등 냉랭한 사회 분위기에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입차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위축된 채 한일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본이 반도체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면서 국내에 반일감정이 커져가고 있으며,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분위기도 조장되고 있다.
일본 수입차들도 이같은 추세에 타격을 받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토요타 전시장의 경우 피해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반응이다.
토요타 전시장 영업직원은 “예전보다 고객들의 방문이나 문의가 줄긴 줄었다”며 “반일감정 분위기 때문에 고객들이 차량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계약의 경우 당장 구매하기 보다는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며 “취소 혹은 보류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혼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닛산이다. 서울 시내 닛산 전시장 영업직원은 “신형 알티마는 신차효과를 충분히 봐야 하는데, 일부 계약 취소가 있다”며 “이것이 반일감정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고, 가격 미정 등에 대한 이유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닛산은 오는 16일 출시 예정인 신형 알티마에 대한 출시 및 시승행사를 취소했다. 반일감정으로 안좋은 분위기에서 요란하게 행사를 하면 오히려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진행했던 사전계약이 있었기에 제품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하겠지만, 행사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나 마케팅도 당분간은 최소화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신형 알티마는 아주 중요한 볼륨 모델이기 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형 알티마는 6년만에 풀체인지되는 닛산의 주력 모델이다. 대대적인 광고 및 마케팅, 홍보 등으로 신차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시점에 한일 관계 악화로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반일감정으로 일본 브랜드에 대한 차량 판매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월말 실적이 집계돼 봐야 알겠지만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차량 구매는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고민하고 살펴본 뒤에 신중하게 하는 소비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