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둔촌주공' 일반분양 10월로 앞당겨2007년 시행 앞두고 서울만 5만가구 인허가 몰려정부, HUG 통해 고분양가 통제… 사업 좌초 우려도
  • ▲ 철거 공사가 한창인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연합뉴스
    ▲ 철거 공사가 한창인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연합뉴스

    정부가 빠르면 10월부터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에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제도 시행 전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여전히 고분양가 심사 강화를 통해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역대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은 일반분양 시점을 10월 중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건립 가구 수가 1만2032가구에 일반분양만 약 4787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정비사업으로, 이주, 철거 등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9월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당초 11월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일반분양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0월 전후 분양 승인 신청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일반 분양가가 대폭 낮아진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들은 일반분양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보이나 조합원들이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분양일정을 앞당기려면 HUG 측에서 책정한 분양가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조합의 희망 분양가와 3.3㎡당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내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 예정이던 6만여가구의 분양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사업 속도가 빠른 지역은 10월 이전에 분양 승인을 받기 위해 일정 앞당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2007년 9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 되기 전 밀어내기 물량이 몰려 서울에서만 5만가구가 인허가됐다. 상한제 시행후 2008∼2009년 2년 간 기저효과로 2만가구 대로 감소한 뒤 이내 2010∼2011년 다시 4만7000∼5만가구로 늘었다

    상한제 영향이 가장 크게 미치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인허가(사업시행인가) 물량은 2007년 약 3만가구로 늘었다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은 연평균 2만 가구를 밑돌았다.

    다만 문제는 2007년 고분양가 '밀어내기' 때와는 달리 HUG의 분양가 규제가 버티고 있어 일정을 앞당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을 비롯해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단지들은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못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 국토부는 임대후분양 등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는 고가단지엔 HUG의 임대보증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계 한 전문가는 "서울 강남 재건축을 비롯해 고가 단지들은 HUG와 재협상을 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놓고 셈법이 복잡하다"며 "강북 같은 경우는 분양가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예정된 일정대로 분양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양가상한제와 상관 없는 수도권이나 지방의 경우에도 분양 일정을 무리하게 당길 이유가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잇따르면서 미분양이 속출해 할인분양, 이자후불제가 등장하는 등 시장이 혼란스러웠다"며 "이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10월 이전에 분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