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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삼수에 실패했던 툴젠이 제넥신과의 합병 재추진 대신 네 번째 상장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와 MOU를 맺고 유전자가위 특허 관련 문제도 해소해둔 상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툴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8%(6500원) 급등한 6만 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넥신과의 합병 불발로 인해 좌절됐던 코스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형성된 효과로 풀이된다. 툴젠은 지난 16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코스닥 이전 상장 계획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툴젠과 제넥신의 창업자·경영진들은 '유전자치료제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의기투합해 지난 6월19일 양사 합병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미중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적인 상황과 '신라젠 쇼크' 등 국내 바이오 업계의 악재가 겹치면서 양사 주주들의 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신청이 한도를 초과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20일 양사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툴제넥신'의 출범은 물거품이 됐다.
일각에서는 툴젠과 제넥신의 합병이 재추진되는 것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제넥신이 지난 1일 면역항암치료제 하이루킨-7과 툴젠이 개발하는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동종유래 CAR-T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합병 재도전 전망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해당 MOU 체결은 기존에 합병을 추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해 논의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합병 여부와는 별개라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툴젠은 제넥신과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코스닥 이전 상장 계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툴젠은 기술성 평가가 필요 없는 성장성특례 상장보다는 기술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그 만큼 '제3세대 유전자가위(CRISPR-Cas9)'의 기술력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장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툴젠은 코스닥 상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이후 불거진 서울대학교와의 유전자가위 특허 문제도 해소해둔 상태다.
툴젠은 지난달 25일 서울대학교와 유전자교정 신산업 창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유전자교정 기술의 개선·발전과 이를 위한 농생명과학, 의학, 수의학 등 생명과학 분야의 응용기술 공동개발·공동연구 시스템 구축 등을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대학교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에 기부된 주식 10만주를 포함해 총 13만주의 툴젠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주요 제품 개발·출시 과정에서 수백억원을 수령하는 등 툴젠의 성장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게 됐다.
다만, 툴젠은 코스닥 이전 상장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추가적인 M&A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린 태도를 보였다. 제넥신을 포함한 다른 회사들이 유의미한 M&A 제안을 할 경우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툴젠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넥신과의 추가적인 합병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고 코스닥 이전 상장 IPO를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제넥신을 포함한 다른 회사에서 추가적인 M&A 제안이 올 경우 IPO보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면 이에 대해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