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경영진에 ‘창의적 사고’ 주문… “CEO는 혁신 디자이너”

최태원 SK 회장이 최고 경영자(CEO)들에게 딥체인지를 위한 ‘창의적사고’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새로운 사업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SK그룹은 16~18일 제주도 디아넥스 호텔에서 ‘2019 CEO 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는 ‘딥체인지, 실행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행복’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은 폐막식에서 “CEO는 지금까지 결정권자와 책임자로만 인식돼왔다”며 “앞으로는 딥체인지의 수석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이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CEO들의 집중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기업이 이윤을 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는 것처럼 행복을 추구할때도 정교한 전략과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열사가 각각 수립한 ‘행복전략’을 더욱 고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틸전환, 사회적가치 추진 등도 세미나에서 논의됐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혁신 전략을 찾기 위해서다. 

CEO들은 “4차산업혁명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심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딥체인지 가속화 외에는 해답이 없다”며 “행복전략 고도화와 함께 SKMS 개정, 사회적가치 성과 측정, 딥체인지 역량 육성 등을 더욱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SK그룹은 지난 6월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별 행복전략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향후 개선방향과 실행방안 등을 집중 토의했다.

CEO들은 소비자의 범주를 넓히고 ‘제품·서비스 공급자’에서 ‘이해관계자 수요 충족의 주체’로 기업의 정체성을 바꾸기로 했다. 또 CEO 직속으로 꾸려진 행복전략 전담조직에 ▲임직원 행복수준 진단 조사 ▲인사 평가방식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또 경영관리체계인 ‘SKMS’에 중심을 ‘구성원의 행복’에 맞추기로 했다. 1979년 첫 제정된 SKMS는 경영환경 변화 등을 반영해 2016년까지 총 13차례 개정됐다. CEO들은 14차 개정에 사회적가치가 이해관계자의 행복임을 명시하고, 이에 기반한 사업모델 혁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SK의 경영이념인 사회적가치(SV) 창출 가속화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SV위원회는 발제를 통해 임직원의 사회적가치 인식수준이 높아져 신사업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딥체인지를 위해 임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1월 출범하는 ‘SK 유니버시티’ 밑그림도 공유됐다. 인적자본 축적과 확보를 위해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설립 준비가 진행 중이다.

교육과정은 ▲AI ▲디지털전환 ▲사회적가치 ▲리더십 등 8개 분야에 걸친 450여개 과정이다. 임원과 외부 교수진, 실무 전문가 등이 교수진으로 투입된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세미나를 통해 행복전략 등 그룹 차원의 경영현안 추진전략에 관해 경영진들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앞으로 딥체인지 실행력이 한층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