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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귀뚜라미 냉난방연구소 ⓒ 귀뚜라미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귀뚜라미는 한국 보일러 역사를 이끈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매년 날씨가 쌀쌀해질 때쯤 들려오는 ‘거꾸로 타는 보일러’와 같은 광고 카피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유다.
지난 16일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귀뚜라미 냉난방연구소를 찾았다. 연구소 1층에는 귀뚜라미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돼있었다. 보일러를 비롯해 냉방·환기 용품 등 다양한 제품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표 제품 ‘거꾸로 뉴 콘덴싱’ 보일러였다. 최근 귀뚜라미를 비롯한 보일러 업계는 콘덴싱(저녹스) 보일러 홍보에 한창이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 정책, 내년 4월 시행될 콘덴싱 의무화법에 맞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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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뚜라미 '거꾸로 뉴 콘덴싱' 외관과 내부 ⓒ 뉴데일리
콘덴싱은 폐열 재사용 장치를 부착해 사용한 연료를 한 번 더 태우는 방식이다. 연료를 재사용한다는 점에서 미세먼지 원인인 녹스 배출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적다. 귀뚜라미 ‘거꾸로 뉴 콘덴싱’에도 폐열 재사용 장치가 달려있다.
제품 내부에 자리한 스테인리스 물통도 인상적이었다. 그간 귀뚜라미는 큰 스테인리스 물통에 온수를 끓여내는 ‘저탕식’ 기술을 고집해왔다. 이 기술은 물이 장치를 지나는 순간 열을 만드는 타사의 순간식 제품보다 한국 문화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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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뚜라미 '거꾸로 뉴 콘덴싱' 내부 단면 ⓒ 뉴데일리
저탕식은 많은 양의 온수를 기기 내부에 저장했다 내보낸다. 추운 겨울 욕실에서 온수를 켜면 기다릴 새 없이 따뜻한 물이 콸콸 쏟아진다. 저탕식 기술 덕에 소비자들은 ‘온수는 귀뚜라미’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우리나라가 바닥 전체를 데우는 온돌 문화를 갖는다는 점도 저탕식 기술과 맞아떨어진다. 한국은 라디에이터와 같은 작은 장치를 데워 쓰는 유럽 등 해외와 난방 환경이 다르다. ‘보일러의 아버지’로 불리는 창업주 최진민 회장은 당시 유럽식 기술을 한국화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까지고 귀뚜라미는 저탕식 기술을 자사의 정체성으로 강조하고 있다.
전시장 한쪽엔 핵심 기술인 지진감지 장치와 가스누출 탐지기도 전시돼 있었다. 보일러에 장착된 지진감지기는 흔들림을 감지해 일정 진도 이상에선 자동으로 운전을 정지한다. 가스누출탐지도 제품 내부에서 가스 누출이 감지되면 제품을 자동으로 정지하는 기능이다.
지진감지기술은 지난 2016년 경주 지진 때 성능을 인정받았다. 지진을 감지한 지역 일대의 보일러가 모두 멈추자 당시 온라인에선 ‘기상청보다 나은 귀뚜라미’, ‘갓(God)뚜라미’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영상 참고>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6년 경주지진 당시 해당 지역의 보일러가 모두 멈춰 고객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면서 “감지 장치 작동 사실을 알리자 많은 고객이 안심했고, 그때도 지금도 보일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50돌을 맞은 귀뚜라미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새 지향점은 보일러 회사를 뛰어넘는 ‘글로벌 냉난방 에너지 기업’이다. 목표 달성엔 냉난방 기술연구소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구소는 난방, 정밀·제어, 냉동, 공조, 신재생에너지 등 5개 분야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