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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최근 디즈니와 미디어 사업 관련 협상을 한 것으로 나타나 KT의 '나홀로' 움직임이 지속될 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는 최근 모바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Seezn(시즌)'을 내놨지만, 'LG유플러스-넷플릭스', 'SK텔레콤-디즈니'와의 연합전선을 뛰어넘기엔 역부족 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3사 간 CEO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즈니와의 접촉을 공식화 했다.
박 사장은 "디즈니와 만나 재미있는 것을 가져왔지만 아직은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는 SK텔레콤 혹은 KT의 디즈니 OTT 도입을 유력시 했으나, 박 사장이 나서 선공을 펼친 것이다.
디즈니는 지난달 자체 OTT 플랫폼인 '디즈니+'를 미국·캐나다·네덜란드 등에 출시했다. 출시 첫날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출시는 내년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디즈니가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디즈니는 1923년 월트 디즈니에 의해 설립된 미국 미디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현재 미디어(ABC·ESPN 등), 테마파크(미국·파리·상하이 등), 스튜디오(픽사·마블·루카스필름 등), DTC(소비자 직접 서비스), 21세기 폭스 등 5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20세기 폭스' 등 전세계 모든 이용자 경험을 독차지했던 IP들을 보유하고 있어 영향력이 막강할 것이란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IPTV 내 '넷플릭스' 탑재로 OTT 시장서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계약 기간이 보안에 붙여지고 있지만 다년간 계약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미디어 분야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3분기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 수익은 5090억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다. 이는 IPTV 가입자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같은 기간 IPTV 가입자는 435만 8000명으로 전년대비 11.5% 늘었다.
앞서 2분기에도 스마트홈 수익은 전년대비 13.7% 증가한 505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IPTV 가입자 역시 전년대비 11.9% 증가한 424만 1000명을 기록했다.
반면, KT는 IPTV 가입자(800만명) 1위를 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자체적인 OTT 제작에 나서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디즈니와 넷플릭스 등 대작 오리지널(독점제공) 콘텐츠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 속 기존 방송 콘텐츠를 가지고 관련 사업을 이끌어 가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KT는 얼마전 모바일 OTT 'Seezn'을 내놓고 단말의 다양화 및 SBS, JTBC, CJ 등과 협력을 다짐했지만, 콘텐츠들이 국내 예능과 드라마로 한정될 것이란 해석이다.
이에 KT의 '해외 OTT 짝짓기' 움직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출시한 애플 OTT '애플+' 역시 기업 정책상 특정 통신사와만 손을 잡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료방송 M&A 시장에서도 합산규제로 진도를 나가지 못해 케이블 업체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합산 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의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다.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는 현재 해당 시장서 30.86%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합산규제가 폐지되지 않는 한 딜라이브(6.45%) 인수가 불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디스커버리와 중국 차이나모바일 콘텐츠 전담 자회사 '미구'와 콘텐츠 협력을 다짐했지만, 장르 확장성과 중국 콘텐츠의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며 "어떤식으로든 글로벌 공룡 OTT와의 접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