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때마다 정치적 외풍 시달려 와'KT 정통맨' 지휘봉... 주인 없는 설움 씻어내국민기업 눈높이 맞춰 처우 이사회 정하는 수준으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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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12년만에 차기 회장을 내부 인원으로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외부 인사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며 '주인없는 기업'이란 지적을 받았던 터라 KT 내부적으론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했다.

    구 사장은 1985년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KT 경영전략담당 상무와 T&C운영총괄 전무,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올해부터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으로서 5G 콘텐츠 개발에 핵심 분야로 손꼽히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육성에 힘썼다. 이른바 '정통 KT맨'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동안 차기 회장의 내·외부 선임을 놓고 KT 안팎서 찬반 논란이 뜨거웠지만, 회사 내부적으론 내심 내부승계를 기대하는 눈치가 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 KT 회장은 총 4명이었다. 이용경 전 회장(2002.8~2005.8 )과 남중수 전 회장(2005.8~2008.11)은 내부 출신이다.

    이후 외부 인사였던 이석채 전 회장(2009.1~2013.11)과 황창규 회장(2014.1~)은 정치적 외풍을 심하게 겪었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외부인사로 회장이 선임돼 정치적 논란이 크게 일었던 만큼, 이번 내부 출신 회장으로 '낙하산 CEO 논란'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총 37명의 사내∙외 회장후보자군을 심사하고 지난 12일 9명의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했다.

    이후 26일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KT 사외이사 8명,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후보 1명당 프레젠테이션 10분과 질의응답 50분의 시간을 제공했다.


    KT 이사회는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췄다. 

    구 사장은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