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목할 바이오①] SK바이오팜, 올해 코스피 시장 상장 예정美 FDA 승인 신약 2종 보유한 업체… 예상 기업가치만 5조원 이상삼바, 셀케 이어 '바이오 대장주' 등극?… 신약개발업계 활력 기대
  • ▲ SK바이오팜 로고 ⓒSK바이오팜
    ▲ SK바이오팜 로고 ⓒSK바이오팜

    2019년은 바이오업계에 인보사 사태, 에이치엘비 쇼크, 신라젠 쇼크, 헬릭스미스 쇼크 등이 이어지는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진 한 해였다. 2019년에 유독 악재가 많았던 만큼, 2020년에는 K-바이오가 악재를 털고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뉴데일리는 2020년에 눈여겨 봐야 할 바이오기업을 5개사로 추려봤다.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업계는 올해 IPO(기업공개)에 나설 대어(大魚) SK바이오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신약 2종을 보유한 SK바이오팜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IPO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30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한국투자증권·모건스탠리 등이다.

    지난 2011년 SK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주로 중추신경 관련 식약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총 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 ▲ SK바이오팜의 파이프라인 ⓒSK바이오팜
    ▲ SK바이오팜의 파이프라인 ⓒSK바이오팜
    이 중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지난 3월과 11월에 차례로 FDA 신약 허가의 관문을 뚫었다. 특히 엑스코프리의 FDA 시판 허가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독자적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FDA 시판 허가까지 진행해 성공시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최근 3년간 SK바이오팜의 실적은 지난해까지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SK바이오팜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 2016년 899억 2755만원, 2017년 853억 1607만원을 기록하다 지난해 10억 9874만원으로 급감했다.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은 576억 7352만원, 989억 3264만원, 1391억 331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내년 2분기 내에 미국 현지에서 엑스코프리를 출시하면서 SK바이오팜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코프리의 영업·마케팅은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 전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직접 수행한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직판 체계를 통해 엑스코프리의 판매 이익을 독점하게 된다.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현재까지의 실적만으로 예단하기보다는 SK바이오팜이 보유한 신약 가치에 기반해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엑스코프리의 가치만 대략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대략 6~8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고 나면 단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바이오 대장주 자리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기존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과 달리 CMO(의약품 위탁생산),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아닌 전형적인 신약개발 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SK바이오팜의 상장으로 비교적 침체됐던 신약개발 관련 바이오기업에도 활력이 감돌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제약·바이오 섹터의 IPO 시장은 SK바이오팜의 상장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SK바이오팜의 성공 사례는 신약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 투자심지 회복에 크게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해 11월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엑스코프리의 미국 출시 전략을 공개했다. ⓒ이기륭 기자
    ▲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해 11월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엑스코프리의 미국 출시 전략을 공개했다. ⓒ이기륭 기자
    SK바이오팜의 수장은 조정우 대표이사 사장이다. 1961년생인 조 사장은 인하대 생물학 학·석사, 미국 텍사스 A&M 대학원에서 생물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 국책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NIH)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조 사장은 지난 2001년 SK㈜에 신약후보물질을 연구하는 '디스커버리 랩장'으로 합류해 신약개발사업부장 등을 거치면서 신약개발사업부 내 바이오연구를 총괄했다. 지난 2016년부터는 SK바이오팜의 신약사업부문장을 맡아 엑스코프리의 임상 3상을 주도해 왔다.

    조 사장에게 있어 지난해는 혁신 신약을 2개나 FDA 승인을 받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그는 지난해 11월26일 SK서린빌딩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하나만 받아도 자랑스러운 신약허가승인을 올해 2개나 받았기 때문에 2019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조 사장은 엑스코프리 개발 성공의 공을 최태원 SK 회장에게 돌렸다. 조 사장은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SK가 2001년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계속 지원해줬기 때문에 엑스코프리 개발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이 지난 2011년 출범한 이후 8년간 연구개발비로 투입한 금액만 4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 회장이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글로벌 바이오기업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투자였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임상 쇼크로 어려움을 겪었던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에도 수혜가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