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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 시행 둘째날인 10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2 또는 7인 사람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이다. 이날은 다른 요일에 비해 인구가 가장 많은 날이라 지난 9일보다 붐빌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큰 차이를 체감하지 못했다.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공적마스크 판매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는 현상은 여전했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출생연도에 따른 요일별 마스크 5부제 판매를 시행했다. 월요일은 1·6년, 화요일 2·7년, 수요일 3·8년, 목요일 4·9년, 금요일 5·0년으로 출생연도가 끝나는 이들이 약국에서 1인당 공적마스크 2매를 살 수 있다. 평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경우에는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주말에 구매할 수 있다.
통계청 주민등록 인구현황에 따르면 1920~2019년 출생자 중 출생연도 끝자리 '2·7'에 태어난 인구가 약 1061만명으로 가장 많다. '4·9'는 약 1042만명, '0·5'는 약 1029만명, '3·8'은 약 1025만명, '1·6'은 약 1024만명순이다. 이 중 가장 인구가 많은 출생연도 끝자리 2·7년은 가장 적은 1·6년보다 약 36만명 많다.
이 때문에 10일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약국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어제와 큰 차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시민들이 선 줄의 길이도 어제와 엇비슷했고, 공적마스크 판매 종료까지 걸리는 시간도 30분으로 같았다.
서울시 구로구의 한 약사는 "어제보다 딱히 손님이 더 많다거나 적다고 느끼진 못했다"며 "오늘도 비슷하게 많은 손님들이 와서 30분 만에 마스크 판매가 완료됐다"고 말했다.
이날도 공적마스크 판매 1시간 전부터 약국 앞에 줄을 서기 시작하는 현상은 여전했다.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몸을 움츠리고 우산을 쓴 채 공적마스크 구매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약국이 공적마스크 판매를 시작하자 사람들은 차분하게 질서를 지켜 공적마스크를 구매했다. 한 40대 여성은 가족관계 증명서를 내밀고 "오늘은 딸내미 것을 사러 왔다"면서 자녀를 위한 공적마스크를 대리구매했다.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가 구입 가능한 날 가족관계 증명서 등 서류를 제출하면 자녀 몫의 공적마스크를 2매 구입할 수 있다.
30여 분 만에 공적마스크 판매가 끝나자 썰물처럼 손님이 빠져나간 약국은 순식간에 한산해졌다. 약사들은 DUR(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 입력 확인 등 20여 분간 뒤처리를 했다. -
한 약사는 "요즘 병원 가기도 꺼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서 그런지 처방전을 가져오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공적마스크 판매 시간 외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의약품을 구매하러 오는 손님은 줄었지만, 마스크·손소독제·체온계 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관련 의약외품 판매는 급증했다. 특히 마스크, 체온계 등은 약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물품이 된 지 오래다.
30대의 한 시민은 "코로나19가 심각해지는 것 같아 체온계를 구하려고 돌아다니고 있는데 2주째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도 계속 품절 상태라 이제 와서 구하려니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