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시내 개강 대학교 3곳 돌아보니"전국 음식점 95.2% 사람 줄었다"학기 중 매출이 대부분인 대학가, 식당·카페 한산
  • ▲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앞. ⓒ임소현 기자
    ▲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앞. ⓒ임소현 기자
    서울 주요 대학교들이 16일 개강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대학가 식당가에는 한숨만 늘고 있다. 이날 개강한 서울 시내 대학 3곳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지나는 사람조차 찾기 힘들었다. 상권 특성상 학기중 매출이 연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학가 식당의 경우 수업일수가 줄면서 근심이 커기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께 찾은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앞은 마치 태풍이라도 지난듯 고요했다. 신입생들과 학생들로 북적여야 할 캠퍼스에는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팻말만 붙어있었다.

    최근 구로구에서의 집단 감염 발생으로 구로구 전체의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된 상황이다. 성공회대 앞 대부분의 식당가는 문을 열지 않은 상황이었고 문을 연 곳마저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구로구 주민 김영지(30)씨는 "여기 원래는 개강하면 학생들로 그래도 북적이는 곳"이라며 "지금은 학생도 없고, 지나는 사람도 없으니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진행한 ‘외식업계 코로나19 영향 조사’ 결과, 외식업체의 95.2%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 전체 업체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였다.

    조사 대상은 음식점과 치킨전문점, 김밥집 등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사 600곳이고, 조사 기간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였다.

    이어 점심시간대인 12시30분께 찾은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앞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행정직원이 출근한 듯 정문 바로 앞 식당에는 식사하는 사람들을 종종 찾을 수 있었지만 길거리는 평소에 비해 더욱 한산했다.

    이곳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여기 원래 학생 장사라서 연매출의 대부분이 학기중에 나오고 방학때는 근처 교회나 회사에서 오는 손님들 몇 빼면 거의 없다"며 "보통 개강날에 비하면 거리가 엄청 한산한 것"이라고 전했다.
  • ▲ 서울시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앞 거리. ⓒ임소현 기자
    ▲ 서울시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 앞 거리. ⓒ임소현 기자
    곧이어 서울 중구의 동국대학교 앞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충무로역과 동대입구역 사이 학생들이 자주 찾는 식당가의 경우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곳은 학생들 외 근처 주민이나 직장인들로도 붐비는 곳이었지만 학교 개강날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만큼 인파는 찾기 힘들었다.

    이 세 대학교는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을 당초 계획보다 2주 연기해 이날 개강했지만,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택한 학교다. 1~2주의 짧은 기간만을 일단 온라인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 시내의 코로나19 사태 확산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일정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 ▲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앞 거리. ⓒ임소현 기자
    ▲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앞 거리. ⓒ임소현 기자
    업계는 학기 동안 연중 대부분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 대학가 특성상 가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식당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정부담을 이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대학가의 경우 점포의 임대료, 권리금 등이 낮지 않은 편"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수업 일수가 줄어들게 되면 학기 중 매출을 올려야 하는 대학가 상권의 경우 버티기 힘든 곳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우려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