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학가 여전히 한산… 온라인 강의 지속올해 버텨도 내년 불투명… 폐점 러시 이미 시작오래된 음식점도 결국 폐점… 대학상권 막막함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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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1단계로 조정됐지만 대학가 인근 상점들의 줄폐점은 여전한 모양새다. 온라인 개강을 했던 대학교는 특성상 방침 변화에 따라 즉각적으로 오프라인 수업으로 변경하기 힘든만큼 대학가 상권의 막막함이 가중되고 있다.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서울의 상가 수가 37만300여개로 1분기보다 5.4%, 2만1000여개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이 1분기 13만4000여 곳에서 2분기 12만4000여 곳으로 3개월 동안 1만여 곳이 사라져 가장 많이 줄었다.이어 8월말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에 이르러 외식업계는 더욱 위축됐다. 뷔페의 경우 아예 문을 닫아야했고, 밤 9시가 넘으면 매장에서 고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곳들도 늘어났다.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1단계로 완화됐지만 대학가는 여전히 썰렁하다. 음식점 줄폐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가 상권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상권 중 하나다. 실제 편의점의 경우에도 올해 들어 대학가 인근 매장의 매출이 30% 가량, 대학교 내부의 경우 80% 이상 감소했다.실제 지난 27일 오후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학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은 빈 점포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코로나19 이전 점심시간만 되면 붐비던 식당 역시 30분만에 다시 한산함을 되찾았다. 다만 달라진 점은 식당 앞을 오가는 배달 오토바이 수가 늘었다. 근처 한식 전문점 직원 A씨는 "내점 고객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하고 배달은 확실히 많아졌다"며 "손님보다 배달기사님이랑 더 많이 접촉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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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학가에서 수십년간 장사를 해온 음식점들도 문을 닫으면서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직장인 전은선(가명·29)씨는 "2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장사한 맛있는 학교 앞 음식점이 지난달 문을 닫았다고 해서 상당히 충격이었다"라며 "학교 생활 때 늘 끼니를 책임져줬던 식당인데, 코로나19 충격이 이렇게 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대학생 조소영(가명·25)씨는 "학교 근처 SNS에서도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 코로나 이전에는 늘 사람들로 붐볐지만 얼마 전 보니 문을 닫았다"며 "공부하러 간 적도 있고, 동물이 있던 카페라서 동물을 보러 가기도 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외식업계는 일단 1단계 완화를 반기는 분위기이지만 대학가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미 2학기 온라인 개강을 한 대학교들이 대부분인데,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모이는 서울 시내 대학교의 특성상 갑자기 오프라인 개강으로 변경할 경우 학생들이 수업 참가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정부의 거리두기 조치와 관계없이 대학가에는 여전히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상황이어서 버티기에는 한계라는 목소리가 높다.서울 중구 한 대학교 앞에서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방학, 주말엔 원래 잘 장사가 안됐는데 방학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봐야한다"며 "학기 중에 매출을 올려야 1년을 버티는 구조인데 학기 중 매출 회복이 전혀 안되니까 일단 연말까지는 운영을 하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고민해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코로나19 사태의 향방이 불투명한 것이 가장 문제다. 올해를 버틴다고 해도 내년에는 학기 중 매출이 정상범위로 돌아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아마 단순히 대학생들을 타겟으로 했던 대학가 상권의 경우 내년까지도 상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폐점 러시는 시작됐고, 남은 업체들도 각종 방법으로 상황을 버텨내고 있지만 한계가 올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