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폐기물 처리업체 인수에 1兆이상 투입GS건설, 신사업 효자역할 톡톡…수익성 가시화현대건설, 자본2.6兆 발판삼아 신사업발굴 총력
  • 건설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수주 악화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국내 일감이 줄어들자 새 활로 모색에 한창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근 종합 폐기물 처리업체 EMC홀딩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모펀드(PEF)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EMC 지분 100%를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매입할 계획이다.

    지난 1997년 설립된 EMC홀딩스는 전국에서 2000여개 하수·폐수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장 4곳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809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24억원이며 올해 9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SK건설은 EMC홀딩스 인수를 발판삼아 리사이클링 사업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SK건설은 지난 달 조직개편을 통해 친환경사업과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떼어냈다. 안재현SK건설 사장이 직접 친환경사업을 총괄하는 등 신사업 추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건설업 특성상 폐기물 배출량이 많고 최근 환경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사업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 통큰 배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경기를 타지 않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19로 해외수주 일감이 급감하고 부동산 규제로 국내 수주물량이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큰 건설업과 달리 폐기물사업은 경기 변동성이 적은 안정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견건설사 아이에스동서와 태영건설 등도 일찌감치 회사 인수와 자회사를 통해 수처리, 폐기물처리사업을 영위중이다. 시장에서는 에코메니지먼트코리아(EMK), 창원에너텍, 이메디원, 일성, 그린환경기술 등을 잠재 매물로 주목하며 업계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GS건설도 신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진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영국 소재 철골 모듈러 업체 엘리먼츠와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위치한 목조 모듈러 주택전문업체 단우드를 인수하고 해외 모듈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건설 회장 장남이자 오너4세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신사업 발굴을 진두지휘 중이다.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며 포항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했고 자회사 자이메카닉스를 설립하고 승강기 사업에도 진출했다. 

    선제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뛰어든 덕분에 빠른 수익 창출도 이어졌다. GS건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470억원, 16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19.8%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초 인수한 단우드와 엘리먼트 두 곳의 실적이 반영되며 신사업부문 매출을 견인했다.

    증권업계서는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GS건설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박용희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분양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적 둔화를 막기 위해 여러 노력이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종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되고 있다"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주택사업 강자로 꼽히는 현대건설도 신성장 동력사업에 투자중이다. 2조5885억원의 자산을 발판삼아 공격적으로 배팅하고 있다. 모회사 현대자동차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과 그린 바이오·스마트시티 개발, 해상풍력과 조류발전, 오염토 정화사업을 추진중이다.
       
    이종업종인 금융사와 손잡고 먹거리를 찾는 것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은 최근 신한금융투자와 부동산 실물 자산분야 공동투자 활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도심내 노후자산을 매입해 일정기간 운영하고 개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개발 연계형 실물자산 투자를 추진한다. 주력사업인 시공뿐만 아니라 실물자산 투자로 개발·운영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 2분기 실적 정리 리포트를 통해 "건설사들은 먹거리 부족보다 쌓여가는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신사업 확장은 물론 용지와 지분투자,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행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