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대로 신한금융·교보생명 등으로 인수에 더 무게 실려신한·교보 입찰 예고…디지털손보사 전환으로 시너지 기대
  • ▲ 악사손해보험 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오전 본사(서울 용산구) 앞에서 졸속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뉴데일리
    ▲ 악사손해보험 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오전 본사(서울 용산구) 앞에서 졸속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뉴데일리
    악사손해보험의 예비입찰이 18일 진행된다. 이번 매각 입찰에 신한금융과 교보생명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노조가 사모펀드로의 인수를 반대에 나서면서, 두 그룹사의 인수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이날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 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금일 오전 본사(서울 용산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안정 보장 없는 밀실 매각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근 매각된 하나손해보험(2020년), 롯데손해보험(2019년), 오렌지라이프(2018년) 등과 같이 업계 관행대로 5년간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고용안정보장협약’을 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를 위해선 노조는 투자수익만으로 우선시하는 사모펀드보다는 국내에서 금융사업을 운용하는 전략적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교보생명이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적인 의사를 표시한 상태다.

    악사손보는 다른 국내 손보사와 달리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거둔 보험료 중 84.3%가 자동차보험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4.8%로, 손익분기점인 적정손해율(78~80%)를 크게 웃돌아 당기순이익은 36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억원 줄었다. 

    하지만 디지털손보사로 전환한다면, 여러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나 대형생보사에겐 계열사간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기대 덕분에 올 상반기 하나금융지주도 그룹사에 없던 손보사인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디지털 손보사인 ‘하나손해보험’을 출범했다. 한화금융그룹도 지난해 SKT(지분 9.9%) 및 현대차(지분 5.1%) 등과 손잡고,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을 출범한 바 있다. 

    또한 3000억원 정도의 악사손보의 저렴한 매각가도 투자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 2개의 생보사를 갖고 있으나, 손보사를 갖고 있지 않다. 5대 금융지주 중 손보사를 소유하지 않은 곳은 신한, 우리 두 곳뿐이다. 따라서 악사손보를 인수한다면 종합금융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로 리딩뱅크를 재탈환할 수 있는 모멘텀을 얻기에도 충분하다.

    교보생명의 경우도 빅3 생보사로서, 지난 2013년 국내 첫 인터넷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출범해 얻은 경험이 있다. 따라서 악사손보를 인수 후 디지털 손보사로 전환한다면, 교보생명뿐 아니라 다른 그룹사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보생명은 악사손보의 원주인이라는 점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1년 교보자동차보험을 출범 후, 지난 2007년 프랑스계 손보사인 악사그룹에 판매했다. 따라서 이번 인수가 교보생명으로 결정된다면, 13년 만에 다시 교보생명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한편 노조는 금일 오후 고용안정보장협약과 매각 이후 위로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사 대표와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노조는 노조원들의 고용안정보장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