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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백신의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48만도즈는 수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오는 12일부터 현재 접종이 가능한 12세 이하 어린이들뿐 아니라 13~18세 청소년과 임신부 등도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독감 백신 관련 품질검사 및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5개 지역에서 2개 품목, 750도즈를 수거해 무균시험을 포함한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전 항목에서 적합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품질변화가 우려되는 제품에 대해 9개 지역, 3개 품목, 1350도즈를 수거해 검사했는데, 이 검사에서도 모두 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이 검사에서는 무균시험은 생략됐다.
인천지역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와 관련, 해당 요양병원의 백신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무균시험을 제외한 검사항목에서는 모두 적합 판정이 나왔다. 이 요양병원 잔여 백신의 무균시험은 오는 14일 완료될 예정이다.
백신이 냉장유통을 벗어난 상황에서 얼마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안정성 시험도 했다.
25도와 37도의 조건에 맞춰 일정 시간 백신을 보관한 후 식약처, 제조사,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이 단독·교차 안전성시험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8품목 모두 25도에서 24시간 이상 조건일 때 품질이 유지됐다. 하지만 37도 조건에서는 5품목의 경우 72시간, 1품목은 48시간 품질이 유지됐으나 2품목은 12시간 조건에서 품질 변화가 나타났다.
따라서 백신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백신에 대해서는 수거조치를 하기로 했다.
호남 일부 지역에서 백신 상하차 작업 중 바닥이 일시 적재됐던 17만 도즈, 적정 온도 이탈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배송된 물량 2000도즈, 개별 운송으로 온도 확인이 되지 않는 물량 3만 도즈 등 총 48만 도즈에 대해 조속히 수거해 접종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자체를 통해 조사한 결과 6일 오후 4시 기준 총 16개 지역에서 3045명이 접종 중단된 백신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수거 대상 물량 접종 사례는 7개 지역 554건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인플루엔자 백신의 유통 과정과 접종기관 관리 문제로 국민들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사업이 더욱 안전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하며 접종기관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