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새 회장 취임20년 만의 공식 세대 교체… 3세경영 본격화정몽구 명예회장 "경제 위기 극복, 미래 혁신 주도" 당부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신임 회장 ⓒ취임 영상 메시지 갈무리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신임 회장 ⓒ취임 영상 메시지 갈무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에 올랐다. 코로나19(우한폐렴)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소비 수요가 자취를 감추는 등 위기 속에서 그룹의 방향타를 직접 잡게 됐다.

    불확실성이 고조된 시기에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선 것은 책임 경영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14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룹 측에 따르면 각 이사회는 전적인 동의와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정 신임 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2년여 만에 회장을 맡게 됐다. 특히 20년 만의 공식적인 세대교체로 ‘정의선 시대’가 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부친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재계에서는 정 신임 회장이 어려운 시기 경영 전면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위기 돌파와 흔들림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직접 사임 의사를 밝힌 정 명예회장은 정 신임 회장에게 경제 위기 극복과 미래 혁신을 주도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신임 회장은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첫 영상 메시지를 발표하고 미래 지향점이 ‘책임 경영’임을 분명히 했다. 고객을 넘어 인류, 미래, 나눔 등을 핵심가치로 추구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영상 메시지에서 “회장직을 맡게 되었음을 알려 드리고자 한다”면서 “미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고 운을 띄웠다.

    정 신임 회장은 이어 “경제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특히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을 전 세계와 나누면서 사랑받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그의 평소의 지론인 ‘고객 존중’과 ‘고객 행복’이라는 가치 창출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협력 업체, 주주, 지역사회 등과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신임 회장은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라고 힘줘 말했다.

    소통을 통한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문화 확산 역시 언급했다. 정 신임 회장은 “귀중한 역량이 존중 받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하겠다”라면서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미래차 산업에 철저하게 대비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 신임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우리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며 “차 산업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더욱 크게 요구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2002년 현대차 전무, 2003년 기아차 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을 지냈다. 기아차 사장 당시 ‘디자인 경영’을 통해 흑자전환을 끌어냈으며 2015년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 및 안착이라는 큰 성과를 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신임 회장 취임은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조직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 임직원이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