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노인·의료진’ 우선접종… 품목선택은 ‘불가능’

정부가 해외 제약사와 다국가 연합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을 확보한 가운데 실제 국내 도입 시기와 우선접종 대상자를 어떻게 정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1분기 코로나 백신은 국내에 도입되지만, 콜드체인 등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소요돼 2분기가 돼서야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최일선에 서 있는 의료진과 고위험군인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이 먼저 접종을 받을 수 있다. 

8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관계 부처 및 전문가 등과 협의해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과 시기 등이 담긴 접종관리 계획을 마련했다. 아직 큰 틀에서의 가이드라인으로 추후 세부사항을 변경될 수 있다. 

 

현재 정부는 3600만명을 우선접종 대상자로 검토 중이다. 

노인과 집단시설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 ‘코로나19 취약계층(고위험군)’과 보건의료인 등 ‘사회 필수 서비스 인력’이 그 대상이다.

사회 필수 서비스 인력으로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1차 방역대응 요원, 경찰·소방공무원과 요양시설·재가복지시설 종사자, 군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소아·청소년 등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아직 불충분 하기 때문에 우선접종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양동교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제약사의 대부분이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이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접종하긴 어렵다고 본다. 추후 임상자료가 확인됐을 때 접종 여부를 별도로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1분기부터 국내에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각각 2000만 도즈), 존슨앤드존슨-얀센(400만 도즈) 백신이 도입된다. 

국내에 공급되더라도 도입과 접종이 동시에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구체적인 접종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 국장은 “접종 시기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코로나19 국내상황과 외국 접종상황 등을 고려해 예방접종 전략 및 세부 시행계획을 세우면서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도 앞선 브리핑을 통해 ”여러 시스템을 완비하려면 아무래도 (내년) 2·4분기 이후 시점에나 확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례로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영하 60∼80도에서 효능이 유지되므로 초저온 상태의 유통·보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유효기간이 짧고 2회 접종을 해야 하는 백신도 있어 접종 대상자별 세부 접종 전략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질병관리청에 백신 도입 및 예방 접종을 위한 별도 전담조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가칭)’을 신설키로 했다.

◆ ‘특정 백신’ 선택은 불가능… 부작용 보상책 구체화 검토 

 

4종의 백신을 접종자가 자유롭게 선택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들이 특정 제품을 선호하면 예방접종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양동교 국장은 “(접종자의 제품선택은) 어려운 내용이고 세부적으로 시행 전략에 담아야 한다. 백신은 가장 적합한 대상자를 매칭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백신을 선택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백신 부작용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정부는 감염병예방법 사례를 근거로 세부적 보상 시스템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현행 감염병예방법 제71조는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장애인이 되는 경우, 사망할 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 같은 법 제9조 제9항에서도 제71조에 따른 예방접종 등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국가 보상을 명시했다.

양 국장은 “백신에 문제가 있을 때 100% 기업 책임이라고 하면 선구매를 통해 우리나라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인 백신을 구매하는 것과 다르다. 다만 성분이 다르거나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책임질 부분이 필요하다. 그 정도 수준으로 면책조항을 협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