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 신설…팀 중심 의사결정 도입국민은행 ‘플랫폼조직 신설’…디지털 혁신 가속, 책임경영 강화우리銀, 3개 사업그룹‧임원 수↓…신한銀, 직위체계 2단계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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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연말 시중은행의 인사와 조직개편은 조직 슬림화와 디지털화에 방점을 찍었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의 경쟁에 대비해 직위 체계를 간소화 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또한 사모펀드 사태로 촉발된 금융 소비자보호와 글로벌경영 트렌드에 따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8일 업무 체계의 중심을 부서에서 팀(Unit) 중심으로 바꿔 의사결정 단계를 '팀 리더-임원-CEO(최고경영자)'로 간소화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다양한 아이디어 활용, 효율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다. 부서장이 보유하던 전결권은 팀 리더에게 넘겼으며, 임원도 두 자리 줄었다.

    또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국내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고, 외부 여성 전문 인력을 영입했다.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은 고객 입장에서 고객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해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지원한다.

    기존에는 리스크관리그룹이 은행의 위험을 관리해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위험 대비 적정 수익률 확보를 관리했으나, 앞으로는 소비자의 자산규모, 위험 선호도, 수익률을 감안해 고객이 최적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돕겠다는 의도다.

    하나은행은 이번에 ESG 전담 부서인 'ESG기획 섹션'도 신설해 ESG 경영체계를 강화했다. 앞으로 기업 활동 전 영역에 걸쳐 ESG 철학을 도입하려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금융플랫폼 기업’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플랫폼조직 신설과 고객 마케팅 강화, 신속한 실행력이 이번 개편의 주요 특징이다.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조직을 8개 사업그룹 내에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마이데이터플랫폼단, 개인마케팅단, 리브모바일플랫폼단, 미래컨택센터추진단, 기관영업추진단, 클라우드플랫폼단 등 국민은행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핵심사업 부문 조직명칭에 ‘단’을 부여하고, 본부장급 부서장을 보임해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대폭 강화했다. 이를 통해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책임경영 체계’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선점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본시장 부문의 지속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본시장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의 업무 수행 조직을 1본부 2부 추가 신설해 1그룹 2본부 9부 체제로 개편했다.

    우리은행은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 수도 감축하는 등 조직을 대폭 슬림화했다.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면·비대면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영업 현장에 새로이 도입되는 공동영업체계인 VG(Value Group)제도에 맞춰 관련 사업그룹들을 통합해 현장에서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을 개인·기관그룹으로 통합해 산하에 부동산금융단을 배치하고, 기업그룹, 중소기업그룹을 기업그룹으로 통합해 외환사업단을 산하에 배치한다. HR그룹과 업무지원그룹도 경영지원그룹을 신설, 통합함으로써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본부조직을 대폭 슬림화해 임원 수도 3명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해 부행장급 경영진이 각 그룹별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경영진간 수평적인 소통을 활성화해 내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사업추진의 실행력을 강화했다.

    또 그룹 관점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담당할 그룹 빅데이터부문을 신설해 은행 등 자회사들과 함께 마이데이터 활성화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찍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해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실행력 있게 추진하고 있다”며 “디지털 경쟁력과 ESG경영,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영업 관련 본부조직의 혁신을 통해 영업력을 극대화하려는 공통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