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주주제안 하루 만에 후보자 사퇴급히 대체 후보 추천… 한진 측 회신문 발송지난해 한진칼·KCGI '경영권 분쟁'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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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진
    3월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한진의 2대주주 HYK 파트너스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분 9.79%를 가진 HYK는 이사진 후보 등을 담은 주주제안을 ㈜한진에 냈다. 

    그러던 중 후보 한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HYK는 새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재추천한 상태다. 업계는 HYK가 지난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패한 KCGI와 닮았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YK 파트너스는 최근 ㈜한진에 주주제안을 냈다. 주요 내용은 △상법 개정안 반영을 위한 정관 개정안 △이사회 참여를 위한 사외이사 선임안 △배당 제안 △미래성장전략위원회(미래성장위) 설치 등이다. 

    HYK의 목표는 이사회 진입이다. HYK는 "그동안 한진 오너 일가가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며 보여 왔던 일탈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조현민 부사장을 견제하고 있다.
  • ▲ ⓒ 김수정 그래픽 기자
    ▲ ⓒ 김수정 그래픽 기자
    지난달 20일 HYK가 ㈜한진에 발송한 주주제안서에는 이사 추천 후보가 담겼다. HYK는 기타비상무이사에 한우제 HYK 파트너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이제호 전 청와대 법무 비서관과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다음날인 21일 이제호 후보는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차질이 발생해 업계는 HYK의 움직임이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냈다. 이후 HYK는 김현겸 씨를 새 후보자로 급히 추천했다.

    배당 관련 안건도 제안했다. ㈜한진이 시행 중인 연말배당에 더해 중간배당을 도입하라는 내용이었다. 오는 3월 주총에서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안을 처리하라고도 요구했다. 기존보다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라는 의미로, 소액주주와의 연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HYK의 움직임은 지난해 한진칼 주총 당시 KCGI와 닮았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 중인 사모펀드 KCGI는 지난해 주총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한진칼 주주연합(3자연합)을 구성했다.

    3자연합은 지난해 2월 8명의 이사후보가 담긴 주주 제안서를 한진칼 이사회에 보냈다. 그러던 중 사내이사 후보였던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가 나흘 만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전 상무의 사퇴 후 KCGI는 기세가 꺾였다.

    3자연합은 김 전 상무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후보만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날짜가 촉박해 새 후보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총 결과 추천 후보 7명 전원이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한진은 HYK가 요구한 회신 기한에 맞춰 답변을 보냈다. HYK 측은 이달 3일을 회신 기한으로 정했었다.

    ㈜한진 관계자는 “(HYK 측 요구 기한에 맞춰) 회신을 전달했다”면서 “이사회에 상정해 관련 법령에 따라 검토후 적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