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층고제한 폐지·용적률 완화…정비사업 탄력 받을 듯 발목 잡힌 압구정현대·잠실주공·대치은마, 재건축 급물살 다수 여당포진 시의회·국토부 등 중앙정부 충돌 불가피
  • 민심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니대선'이라고도 불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규제 완화를 강조해온 오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서울시 주택정책 기조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오 당선인의 부동산공약을 요약하면 '한강 르네상스 시즌2'다. 오 당선인은 2006~2011년 서울시장 재직당시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 공간구조를 개편하는 '한강 르네상스'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2011년 시장직을 사퇴한 뒤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대부분의 사업이 해체됐거나 진척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오 당선인 취임으로 서울에 새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인은 앞서 선거과정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공급실패를 불러왔다"며 '스피드 주택공급'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재개발·재건축사업 규제완화를 약속했다.

    실제 오 당선인은 "취임하면 일주일내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재개발·재건축사업 발목을 잡았던 '35층룰' 등 정관이 곧 폐지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층수제한이 풀리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단지 사업성이 보장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판단된다.

    일례로 2002년말 재건축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은마아파트는 2005년 안전진단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정비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4년 수립된 '2030서울플랜'에 따라 용도지역별로 일반주거지역에선 35층초과 건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에선 35층이상 건물을 지을 수 있다.

  • 현재 안전진단 단계에 있는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재건축단지도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특히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4개단지는 1차 재건축 안전진단을 모두 통과했지만 지난해 9월 목동9단지에 이어 최근 목동11단지마저 2차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황이었다.

    앞서 오 당선인은 TV토론에서 "안전진단이 보류된 목동과 상계동 아파트 주민들이 힘들어 한다. 여의도아파트도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다"며 "1년안에 가시적 변화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빨리 시동을 걸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오 당선인의 부동산정책이 서울시의회나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와의 갈등으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규제 대부분이 정부와 국회 몫이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40서울플랜은 오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기 때문에 후보시절 공약대로 35층룰을 깨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정책노선이 다른 여당중심 시의회나 중앙정부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