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침해 소송 해소 및 포드 협력 통해 분위기 반전김준 사장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배터리 성장 궤도지동섭 사장, 수요 확대 선봉장… 배터리 안전도 총력
  • ▲ 좌측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사장ⓒSK이노베이션
    ▲ 좌측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사장ⓒ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두 달간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같은 시기를 보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특허침해 소송으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렸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동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준 총괄 사장과 지동섭 배터리 부문 사장이 있어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 사장의 배터리 육성 드라이브와 함께 지동섭 사장의 내실 강화가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김 사장의 취임 이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3월 총괄 사장으로 취임한 김 사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딥체인지(사업모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력 사업인 정유·화학 사업만으로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업에 대한 환경 의무와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에서다. 이에 과감히 선택한 것이 배터리 사업이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시장에서는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국내 완성차와 중국 시장을 보고 배터리를 생산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업체들과 격차는 컸다. 일본의 소니가 글로벌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부상하고 있었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양강구도로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김 사장은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톱3’까지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 확대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도 진두지휘하며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원고인 LG에너지솔루션에 손을 들어주면서 불확실성은 짙어진 상황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ITC 판결 거부권 행사날(4월 12일)을 앞두고 미국 배터리 사업을 포기라는 초강수를 두는 한편 합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총력적을 펼쳤다. 당시 김 사장은 모든 현안을 제쳐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배터리 분쟁을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거부권 행사 결정 직전 LG에너지솔루션과 극적 합의를 이뤄낸데 이어 미국 자동차 업계 2위인 포드와 배터리 합작까지 이끌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동맹을 통해 글로벌 메이저 업체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사장이 골격을 세웠다면 지동섭 사장은 내실을 튼실히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9년 SK루브리컨츠에서 배터리사업 대표로 자리를 옮긴 지 사장은 SK그룹 안에서도 ‘전략통’으로 불린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으로 있던 E모빌리티 그룹을 배터리사업으로 편제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는 그동안 기술 개발 및 초기 계약물량 확보에 집중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전기차용 공급을 확대하고 모든 전자제품의 배터리 탑재를 뜻하는 BoT(Battery of Things)를 통해 수요 분야를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6년 말 1.1GWh에 불과했던 생산능력도 올해 40GWh, 2025년에는 190GWh까지 확대가 이뤄졌다.

    이와 함께 지 사장은 배터리 안전성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서는 다른 글로벌 배터리사와 달리 화재 사고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지 사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0’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어 "배터리 제품이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아야 하지만 안전성이 최우선"이라며 "“내부적으로 화제 발생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세계에서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포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국내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108.6%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점유율은 5.1%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