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씨티그룹 제인 프레이저 CEO에 경고장 발송 예정
  • ▲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고용안정 방안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씨티은행 노조
    ▲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고용안정 방안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씨티은행 노조
    매각을 진행 중인 한국씨티은행의 노조가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으면서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씨티은행의 부분매각 추진에 제동이 걸린셈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씨티은행 노조)는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2631명 중 2452명(93.2%)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99.14%(2431명)로 가결됐다고 11일 밝혔다.

    씨티은행 노조는 "전체 정규직 3300명 중 80%가 조합원이며, 복수노조인 민주지부(시니어노조)도 연대하기로 해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씨티그룹의 일방적인 철수 발표에 직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외적으로는 은행의 영업양도와 사업 폐지가 인가사항인 만큼 한국노총, 국회, 금융위원회, 일자리위원회 등 유관 기관에 이번 소비자금융 철수가 시급하거나 부득이한 상황이 아님을 알리고 조급한 매각 진행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입장 발표와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씨티그룹 철수 국가 중 하나인 대만의 사례를 통해 국내 금융당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지난 4월 15일 씨티은행의 모그룹인 씨티그룹은 한국과 대만을 포함한 13개 국가에 대한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 대만 국회는 “씨티은행이 철수 발표 전날 금융당국에 이를 알린 것은 대만 금융당국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엄격하게 법에 따라 심사할 것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만 금융당국 역시 “대만 씨티의 수익 급감은 씨티그룹의 본사경영문제 때문”이라며 “반드시 법에 따라 신중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우리나라 국회와 금융당국 역시 조속한 시일 내에 고객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조는 "씨티그룹과의 싸움인 만큼 해외 투쟁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뉴욕 본사 제인프레이저 CEO에게 경고장을 보내고 뉴욕 주요 임원들에게 '메일 폭탄'을 보내는 한편, 해외용 동영상을 제작해 한국 상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씨티은행 노조는 일주일째 은행장실 철야 투쟁을 전개하고 지난 8일 금융노조와 함께 규탄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