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아머, 이달부로 1호점 매장 철수코로나19 장기화로 내방 고객 감소 등 원인 꼽혀에잇세컨즈·유니클로 등도 지난해 방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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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라 기자
    패션업계가 국내 최대 상권 가운데 하나인 강남대로(지하철 2호선 강남역~신논현역 구간)에서 방을 빼고 있다. 젊은층의 접근성이 좋아 패션업계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상권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는 강남대로에 위치한 1호점(강남브랜드하우스점)을 오는 9월 30일부로 문을 닫는다. 대신 매장에선 스타필드 코엑스에 위치한 언더아머 서울 브랜드 하우스로 이전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언더아머는 지난 2011년 효성이 들여와 운영하다 2017년 서울 강남에 1호점을 내며 직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언더아머의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언더아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은 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7억원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언더아머는 1호점 철수에 앞서 지난해 이태원점과 가로수길점을 닫기도 했다. 

    언더아머 1호점이 있던 강남대로는 강남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이어지는 곳으로 스포츠 브랜드의 격전지로 통한다. 현재 나이키, 다이나핏, 뉴발란스 등은 물론 신발 편집숍 등이 입점해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이 임대료 부담을 감수하고 강남대로에 앞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 세대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과 달리 강남은 인근의 직장인을 포함해 학원 학생까지 고정 고객이 많은 데다 유행에 거부감이 적은 젊은층 수요가 많다. 또 강남에 둥지를 틈으로써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고 동종 업체 집결로 소비 목적이 뚜렷한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집객 효과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내방 고객이 줄어들면서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 비용이 높은 오프라인 매장의 특성상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대로 중대형 빌딩 공실률은 올해 1분기 8.6%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말 강남역 플래그십스토어를 철수했다. 이 매장은 2012년 9월 4개 층 규모로 문을 열었으나 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도 지난해 8월 말을 끝으로 강남역에서 방을 뺐다. 일본 불매 운동 영향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일본 SPA 브랜드 니코앤드는 지난해 말 강남점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고 이랜드월드의 신발 편집숍 폴더도 5년여간 운영했던 강남대로 매장을 철수한 바 있다.

    업게 관계자는 "임대료가 높은데다 인건비도 적지 않은데 내방 고객까지 감소하면서 이익을 내기 어려워 주요 상권에서의 매장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비대면 소비 추세에 온라인으로 사업을 대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