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NB라텍스 고점 지나… 4분기 영업익, 감소 전망年 영업익, '2조 클럽' 진입 목전… 최근 7년 합산 영업익 상회에폭시 증설-EP 등 신사업 박차… 높아진 이익 레벨 유지 가능성
  •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금호석유화학 본사. ⓒ권창회 기자
    한동안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버팀목이었던 NB라텍스가 정점을 찍고 하락 기미를 보이면서 4분기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앞서 사상 최대치를 연이어 경신한 만큼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치가 점쳐진다. 이익 체력이 강화된 데다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인 만큼 높아진 이익 레벨을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2조1079억원, 영업이익 5185억원의 4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조3695억원에 비해 53.9% 늘어나면서 전년대비 외형 성장세를 5분기째 이어갈 전망이다. 3분기 2조2363억원에 비해서는 5.74%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2750억원에 비해 88.4% 증가하면서 6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이익 개선세가 지속할 것으로 점쳐진다. 3분기 6253억원에 비해서는 17.0%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NB라텍스의 추가 둔화가 예상되지만, 그보다 큰 요인은 4분기 예정된 정기보수와 중국 전방(타이어) 산업 가동률 조정에 따라 공급 증가로 인한 판매가격 하락으로 스프레드 축소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입었던 NB라텍스 가격이 추가로 들어오는 증설 물량으로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약세를 띠고 있다.

    대표 합성고무인 SBR 가격은 주요 원재료인 부타디엔(BD)의 가격 안정화로 3분기 중순 t당 2170달러에서 2020달러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원재료 가격 하락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제품가격 하락은 외형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합성수지와 BPA 역시 수요 감소 및 중국 수급 안정세 등으로 스프레드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최근 동남아시아 공급 차질에 따른 천연고무 가격 상승으로 합성고무 판매가격이 지지해주고, NCC 증설에 따라 고무·수지의 원재료인 BD, SM(스티렌모노머) 가격 안정화와 에폭시·BPA 강세에 따라 이익 체력이 향상했다.

    이에 연간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매출은 8조3975억원으로 지난해 4조8095억원에 비해 74.6% 늘어나면서 2008년 7조1924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7421억원에서 238% 뛴 2조5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적이 공개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2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다. 특히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합산 영업이익 2조4306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29.8%로 지난해 15.4%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8년 30.4% 이후 최고치다.
  • ▲ 신성장 플랫폼 확보 전략. ⓒ금호석유화학
    ▲ 신성장 플랫폼 확보 전략. ⓒ금호석유화학
    중장기적으로도 과거에 비해 높아진 실적 레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차 판매 재개시에 따라 글로벌 탑티어 타이어업체들의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시장점유율 세계 1위 업체인 만큼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에폭시 수지 수출가격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3분기 평균 수출가격은 t당 4741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4.4%,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116% 뛰었다.

    건설, 조선, 풍력 등 전방 수요가 호조를 나타내는 가운데 전력 부족으로 중국 에폭시 수지 업체들의 셧다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018~20년에 비해 2021~23년 건설, 조선향 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폭시 수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내년 1분기에 6만t, 2023년 3분기에 6만5000t의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 시황에 따른 변동 폭을 줄이고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합성수지 부문에서 신사업으로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EP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소재로, 금속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와 내열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중량이 많이 나간다. 때문에 내장재 경량화를 통해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는 EP가 금속의 대체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폴리스티렌(PS)과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를 기반으로 하는 EP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EP 사업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 경쟁력을 갖춘 관련 기업과 전략적 제휴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을 직접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2024년까지 EP 고객사로부터 15건 이상의 납품자격을 따내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현재 EP 물성 개선 등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EP의 경우 전기차 내장재를 포함해 워낙 넓은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여러 사업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능력 보강과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재무 여력은 충분하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차입금 규모는 671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9722억원에 비해 30.9% 줄어들었다. 2017년 3분기 1조5940억원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84.0%에서 13.9%로 크게 낮아졌다.

    부채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조9296억원에서 2조8356억원으로 46.9% 불어났지만, 자본 확충(4조7946억원, +64.5%)으로 부채비율은 66.2%에서 59.1%로 개선됐다. 3분기 기준 2014년 181% 이후 7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유동비율은 142%로 2016년 3분기 57.0% 이후 5년 연속 개선됐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547억원에서 374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