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후 노사 공동 참여 사내기구 설치 검토10월 19일부터 두 달간 교섭 진행... 노조 "결정된 것 없어"네이버 "협상 초기단계 진행중...문제가 있는건 아니다"
  • ▲ 네이버 사옥 ⓒ뉴데일리
    ▲ 네이버 사옥 ⓒ뉴데일리
    네이버가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해 노사간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는 10월 19일부터 두 달간 3~4차례 교섭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노조 모두 “협상은 초기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네이버는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홍역을 치렀다.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출석해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조직 개편과 동시에 쇄신안을 내놓을 것을 약속했다. 이후 국회에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른 개선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개선계획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사건 조사와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심의에 노조와 외부 전문가를 포함하는 내용을 명시했다. 사내 괴롭힘 여부를 감시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모니터링 담당자를 두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개선계획에 조직장 대상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윤리경영규범을 지속 개선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했을 때 적용하는 ‘셧다운 제도’와 ‘게이트오프 제도’, ‘임산부 보호의무’에 따른 방안 등이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 노조는 사측에 ▲직장 내 괴롭힘과 과도한 업무시간 방지 ▲공통 복지제도 신설 ▲평가·보상체계 개선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이버는 개선계획을 시행한다는 발표나 도입을 하지 않고 있다. 노조와의 협상도 두 달 넘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국감을 통해 노사 공동 참여 ‘괴롭힘 심의위원회’ 등 세부 계획을 공개했음에도 노조와의 협상이 해를 넘길 조짐을 보이자 상황을 피하기 급급한 미봉책이 아니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회 환노위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의 개선계획 제출 당시 “경영체계 쇄신안 등을 포함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개선안이 발표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올해 안으로 국감을 통해 약속한 내용에 대한 합의를 주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성숙 대표 선에서 해결했어야 할 문제를 다음 대표까지 숙제가 넘어가는 모양새”라며 “네이버가 전향적으로 노조와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노조는 “사측과 대화 중으로 현재 초기 단계 논의 중”이라며 “사측도 경영진이 바뀌는 등 사정이 있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네이버 측은 “노조와 협상은 초기 단계로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유의미한 결과로 협의 하려면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며 “문제가 있어서 늦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차후 협상 일정은 조율 중이지만, 올해 안으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