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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1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수와 대출잔액은 각각 123만명, 1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말 대비 15만9000명(11.4%), 200억원(0.2%) 감소한 수치다.
대부업 이용자수는 2018년말 221만3000명, 2019년말 177만7000명, 2020년말 138만9000명으로 감소 추세다. 일본계 대부업체의 영업변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온라인투자연계 금융업자로의 전환, 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 등의 영향 때문이다.
대출잔액도 2018년말 17조3000억원에서 2020년말 14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신용대출은 감소했지만, 대출다각화에 따른 담보대출 취급 확대로 총대출 기준으로는 전년말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국내 철수를 선언한 산와·조이 크레디트의 경우 대출잔액이 2019년말 1조9000억원에서 2021년 6월말에는 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대부업 이용자수와 대출잔액이 감소한 것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됐다.
대부금융협회는 통상적으로 원가를 ▲대손충당금비율 10% ▲광고 중개수수료 4% ▲자금조달 5~7% ▲관리비 3~4% 등 약 24%로 잡고 있다.
하지만 2018년 연 27.9%에서 연 24%로 낮아지면서 이미 원가 마지노선에 이르렀고, 7월에 연 20%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대출을 할수록 적자구조가 된 것이다.
때문에 대부업체들의 철수가 예견됐다. 실제로 산와머니는 2019년부터 신규 대출을 중단했고, 조이크레디트도 지난해부터 신규 대출을 안하고 있다. 2024년 사업 철수를 앞둔 웰컴론도 신규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OK금융그룹 내에 있던 원캐싱도 2018년 폐업했다. 미즈사랑은 2019년 라이센스를 반납하고 러시앤캐시의 여성 전용 브랜드로 편입됐다. 러시앤캐시도 2024년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특히 웰컴금융그룹은 당초 계획을 3년 앞당겨 대부업 철수를 마무리했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와 애니원캐피탈대부는 지난 27일 금융위원회에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한 것이다.
아울러 8월말 이뤄진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대부업 프리미어리그) 21곳 선정도 영향을 끼쳤다. 대형사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재편되는 대부업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는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은 “대부업 대출 잔액은 2년 사이 3조원이 감소했으며, 이용자 수는 정점인 2015년말 대비 거의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서민금융 공급 기능의 훼손으로 불법사금융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6월말 대부업 평균 대출금리는 15.8%로 2020년 12월말에 비해 0.5%p 하락했다. 연체율은 대형 대부업자 기준으로 7.3%를 기록, 2020년 12월말보다 1.0%p 낮아졌다. 등록 대부업자수는 8678개로, 2020년 12월말 대비 177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