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S-Oil 울산공장·이천 물류센터 화재재보험 가입됐지만…손실액 부담 불가피상반기 실적 하락 요인 우려
  • ▲ 지난 23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센터의 모습ⓒ연합뉴스
    ▲ 지난 23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센터의 모습ⓒ연합뉴스

    이달 대형 사업장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막대한 비용부담이 불가피해졌다. 재보험에 가입해 리스크를 분산시켜 놓았지만 실질적 보상액이 손실액으로 반영돼 상반기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발생한 에쓰오일(S-Oil) 울산공장 화재사고 관련 부보사(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납부하는 기관)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험은 화재보험이 포함된 재산종합보험으로, 해당 컨소시엄의 간사사는 삼성화재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뿐 아니라 피보험자의 재물손해 전부를 담보한다.

    이 공장의 재산종합보험 합산 보상 한도는 18억 달러(약 2조3000억원)로 알려졌다. 각사별 인수비율은 삼성화재 37%, DB손보 33%, 현대해상 16%, KB손보 14% 순이다. 단순 계산하면 삼성화재가 최대 8510억원, DB손보 7590억원, 현대해상 3680억원, KB손보 3220억원을 각각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대규모 사고에 대비해 재보험 가입을 통한 재보험금을 출재해 놓고 있다. 산술적 비용을 모두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보험사들의 울산공장 관련 재보험 부담 비율이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 부담액은 아직 산출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실제 피해규모가 아닌 최대 '보상한도'라는 점에서 부담금액이 피해상항에 따라 줄어들 수도 있다.

    다만 보험권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보상액과 비교해 최소 수백억원대 비용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울산공장의 경우 정유시설 화재인데다 폭발사고로 추정돼 피해액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쿠팡 덕평 물류센터는 DB손보·KB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의 총 4015억원 규모 재산보험에 가입되 있었으며, 자기부담금 10%를 제외한 3600억원이 지급 보험금으로 추산됐다. 이중 보험사가 실질적으로 부담한 금액은 5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컨소시엄의 간사사인 삼성화재가 아직 사고 조사 및 피해액을 산출하기 전이나 최소 수백억원의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분기당 손보사들의 순익이 1500억원에서 40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2분기 실적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3일 발생한 경기도 이천 골프의류(크리스F&C) 물류센터 화재의 부보사는 DB손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물류센터는 단독 계약으로 DB손보 화재보험에 가입된 상태다. 해당 상품의 보상 한도는 최대 60억원(건물 30억원, 재고자산 30억원)이다.

    DB손보 측은 "모두 전손했을 때의 최대 보상금액이며, 재보험을 출재해 실질적 부담액은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사결과가 나오면 추가손실이 반영돼 실적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통상 화재 등 대형사고 발생시 잠정손실액이 먼저 반영되고 향후 조사결과가 나오면 추가손실이 반영된다"며 "피해규모 파악이 장기화될 경우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순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