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경상수지 298억달러… 1년새 554억달러 감소상품수지 606억달러 축소… 원자재 수입 폭증에너지 수입 늘고 해외여행 늘어… 당분간 예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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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9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554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상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전월 2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전과 비교하면 흑자폭은 36억9000만달러 줄었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수출과 수입 격차를 뜻하는 상품수지 연속 적자는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6년 7월 이후 처음이다.12월 상품수지는 4억8000만달러 적자로 1년전 44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크게 악화됐다. 수출이 556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4억7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수입은 15억6000만달러 줄어든데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가스, 원유, 석탄 등 원자재 수입은 오히려 2억2000만달러 증가했다.서비스수지 적자는 13억9000만달러로 1년전보다 적자폭이 늘었다. 운송수지 흑자는 12억5000만달러에서 1억7000만달러로 줄어든데 비해 여행수지 적자는 7억4000만달러에서 11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코로나19 방역 해제 등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반면, 중국 여행객의 방한은 제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본원소득수지는 47억9000만달러 흑자로 1년전보다 13억달러 늘었다. 우리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익이 큰 폭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배당소득은 전년 27억8000만달러에서 44억9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자소득은 7억8000만달러에서 4억3000만달러로 감소했다.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경상수지는 298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흑자폭이 554억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는 150억6000만달러로 흑자폭은 606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은 409억9000만달러 늘어난데 비해 수입은 1016억6000만달러 급증했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입 가격 급등이 주효했고,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도 늘어났다.연간 서비스수지는 55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대비 적자폭은 2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흑자폭이 2억5000만달러 늘었지만, 여행수지 적자폭이 9억달러 늘어나며 전체 서비스수지를 악화시켰다.김영환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경상수지가 전년에 비해 흑자규모 큰폭 축소했지만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및 IT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현상은 일본, 독일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김 부국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에너지 수입 흐름, 주요국 경기 및 IT업황 개선 여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매달 흑자, 적자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