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부로 비케이알 회장직 사임승진 4개월만… 10여년간 한국 버거킹 경영 맡아코로나19 경영 악화에 매각 불발되며 난항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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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버거업계 CEO로 불리며 10여년간 한국 버거킹을 이끌어온 문영주 비케이알 회장이 사임했다. 지난 1월 회장으로 승진한지 4개월만이다. 매각불발, 실적 부진 등 상황이 악화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 회장은 지난 5월15일부로 비케이알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버거킹 관계자는 "15일자로 문 회장이 사임한 것이 맞다"며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베니건스를 국내 들여오고 오리온에서 외식 담당 임원을 역임한 외식업 전문가다. 2012년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두산그룹으로부터 버거킹을 인수한 이후 영업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가까이 한국 버거킹 대표직을 맡아왔다.
대표 취임 직후부터 경영실력을 발휘해 승승장구해왔지만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2020년부터 난항을 겪었다. 2020년 비케이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4.9% 악화한 81억7875만원에 그쳤다.
대다수 버거 프랜차이즈가 호실적을 거둔 지난해에도 버거킹 실적은 고꾸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케이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4%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당기순손실 역시 2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버거킹의 과도한 프로모션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비케이알 판관비는 2021년 약 4027억원에서 2022년 4586억원으로 13.9%나 늘었다. 버거킹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20여차례 이상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박리다매' 방식으로 판매를 이어왔다.
버거킹은 직영점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임대료,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도 중단된 상태다. 홍콩계 사모펀드운용사 어피너티는 2021년 한국 버거킹과 일본 버거킹에 대한 매각을 결정하고 공개 입찰을 위한 작업을 벌였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며 지난해 11월 매각 중단을 결정했다.
문 회장 사임으로 인해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지난 1월 대표로 취임한 이 대표는 한국 버거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수 년간 역임해온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며 올 하반기 버거킹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