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기준 신규 7종목 일반청약 증거금 39조2881억원수익률 고공행진…DB스팩11호도 상장 첫날 122% 급등단타족 몰려 주가 변동성 극심…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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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는 이른바 '따따블' 제도가 적용되는 공모주 청약에 40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고공행진하자 개미들의 투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칫 과열 국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후 신규 상장하거나 이달 상장을 앞두고 지난 11일까지 일반 청약을 마친 7종목(스팩 제외, 시큐센·알멕·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의 청약 증거금은 총 39조2800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이 몰린 종목은 오는 14일 상장을 앞둔 필에너지다. 일반 청약에서 13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5조8000억원의 증거금이 입금됐다.  

    지난 30일 상장한 알멕은 청약증거금 8조5000억원이 모이며 1355.6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일반청약을 마친 와이랩은 19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6조4700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올해 일반 청약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2113.8대 1)을 기록한 이노시뮬레이션과 지난 11일 1568대 1의 경쟁률로 일반 공모를 마친 센서뷰는 각각 3조5670억원, 3조44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49.04대 1로 다소 부진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오픈놀의 경우 증거금으로 1011억원을 모았다. 

    이들 새내기주들의 공모주 청약에 수십조원의 뭉칫돈이 몰린 건 따따블 제도가 적용된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소위 '따상(공모가 두 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 등 주문 속도의 차이로 소수 투자자가 거래를 독점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측면을 고려한 조치다.

    이전까지 상장 기업의 첫날 주가는 공모가 기준으로 최대 260%만 오를 수 있었지만 이젠 최대 4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따따블 수익을 기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투심이 몰리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스팩주를 포함해 지난달 26일 이후 상장한 7개 공모주들의 종가 기준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123.2%에 달한다.

    하나29호스팩의 첫날 수익률은 5.5%에 그쳤지만 교보14호스팩은 240.5%까지 급등했다. 12일 상장한 DB금융스팩11호는 121.8%에 마감했다. 시큐센(205.0%), 알멕(99.0%), 오픈놀(57.5%), 이노시뮬레이션(133.3%)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뜨겁게 달궈진 공모주 투심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진 따따블에 성공한 종목들은 없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일반 청약 참여의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오는 14일 상장을 앞둔 필에너지는 16조원 가까운 청약 증거금이 몰린데다 최근 2차전지 장비기업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 기대가 쏠린다.

    이달 청약 일정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14일 뷰티스킨을 시작으로, 에이엘티·버넥트·파로스아이바이오·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시지트로닉스·틸론·스마트레이더시스템·엠아이큐브솔루션·파두·시큐레터 등 11종목이 공모주 청약을 앞뒀다.

    하반기엔 시총 1조원대 이상 대어급들의 등판이 기대된다. 서울보증보험,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노브랜드, 나이스평가정보, 밀리의서재 등은 상장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내는 등 상장 준비에 나섰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일 시장변동성 확대 조치로 시초가부터 공모가의 따따블 수익이 가능해지면서 신규 상장 종목 투자자들은 상장 후 장내 거래에 앞서 공모 청약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상한가 확대에 따른 과열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가 변동 폭이 넓어진 만큼 소위 '단타족'들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 제도 변경 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상장 첫날 장 중 1만1800원까지 올랐던 시큐센은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멕의 상장 첫날 종가는 9만9500원, 장 중 고점은 18만원이었다. 오픈놀도 상장 첫날 최고가는 3만950원이었지만 종가는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때문에 일부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신규 거래 종목에 대해 미수거래를 제한하기도 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 종목을 보면 시가가 높게 형성되고 오후에 급락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장 중 가격 급등을 감안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장 시가총액 대비 과거 대형 IPO 수준으로 개인 매수가 집중된 점은 점검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