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80% 하락 전망'작년 21달러→ 올 상반기 2~4달러' 급락하반기 글로벌 경기침체 이어 산유국 감산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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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정유업계가 상반기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좀처럼 뛰지 못한 탓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방지를 위한 산유국들의 감산 의견 역시 서로 달라 하반기 수익 개선의 여지도 불투명한 상태다.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이어 부침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 줄어든 392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다. 에쓰-오일 영업이익도 3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직전 분기보다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점쳐진다. 앞서 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70% 가량 감소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악화된 것이 주 원인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과 수송비, 운영비 등을 뺀 가격으로 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이 따라 상승하면서 정제마진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유가가 떨어지면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정제마진도 줄어들게 된다. 통상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는 유지돼야 수익을 거둔다.
이처럼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올 들어 1월까지 배럴당 1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2~3달러대에 그쳤다. 6월 중순 들어 다시 4~5달러로 올랐지만 배럴당 20달러를 넘었던 지난해 대비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러시아 석유 수출 제한과 석유 가격 상한제 등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도 등을 통한 우회 판매가 이뤄진데다, 유럽 석유 수급 여건 상황·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이익 개선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감산 연장을 발표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는 감산에 반대하면서 국제 유가 예측이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원유 수요가 줄어들면서 에너지 수요가 장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최대 산유국끼리 감산 의견 충돌이 지속되면 정제마진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정제마진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와 함께 수출 증가세에 따른 것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제품의 중국 수출은 올해 1월 468만배럴 수준에서 5월 519만4000배럴로 늘었으며 수출액은 1월 3억6871만달러에서 5월 4억433만달러로 증가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가솔린 수요의 계절적 증가와 중국 중심의 수요 개선이 지속되면서 정제마진도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성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솔린과 디젤 수요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상압증류시설(CDU) 가동률도 반등 중"이라며 "유가와 정제마진 모두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