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거시 라인 중심 인력 재배치 시작"최소 인원 남기고 모두 선단공정으로"… 레거시 라인 '무인화' 우선 적용메모리 시장 '고부가' 중심 성장 예상… "범용 줄이고 선단 비중 높이기 전략 변화"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레거시(구형) 반도체 생산라인이 몰려있는 경기도 화성 사업장 인력들을 선단 제품 중심의 평택 사업장으로 배치에 나섰다. 감산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레거시 라인에 향후 전 사업장으로 확대될 '무인화' 시스템을 우선 적용하고 고부가 메모리 생산에 인력을 더 투입하는 전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화성사업장 메모리 생산라인 인력 상당수를 평택 신공장인 P3 등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미 지난주부터 일부 라인 직원들이 평택으로 배치를 받기 시작했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근무지 이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이동하는 인력들은 대부분 기존에 레거시 제품 생산라인에 근무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재고가 쌓이면서 삼성은 레거시 제품 중심으로 감산에 돌입했고 가동률을 낮춘 라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신규 라인인 평택으로 배치를 결정했다.

    이번 인력 재배치로 화성 레거시 라인에는 가동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제외하고 대부분이 평택으로 이동하게 된다. 평택에서는 최근 삼성이 중점적으로 양산을 예고한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D램과 낸드 생산 라인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인력이 확충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 같은 인력 재배치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무인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에 인력 비중을 대거 축소한 레거시 공정을 중심으로 '완전 무인화'를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순차적으로 전체 공정에 무인화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인공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DS부문은 내부적으로 '오토너머스 팹(Autonomous-Fab)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오토너머스 팹은 기존의 자동화(Automation)된 공장을 넘어서 무인으로 가동할 수 있는 '자율생산(Autonomous Manufacturing)'을 지향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극심한 다운턴을 겪는 상황이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기존 범용 제품은 여전히 수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AI 서버 구축에 필수로 꼽히는 HBM과 DDR5 등 고성능 고용량 D램은 넘쳐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바쁠 정도로 메모리 반도체 제품 가운데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AI 수요가 급성장하며 이번 다운턴도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은 본격적인 다운턴이 끝나기 전까지 선단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레거시 라인 무인팹 구축을 안정화해 내년 이후 돌아올 업턴에 대비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