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익서 대표 체제 10년… 매출 두 배 ‘쑥’‘상호존중’ 강조한 수평적 조직문화에 소통으로 임직원 단합송도공장 건립 주도하며 빠른 부품공급으로 아태 허브 자리매김
-
2014년 1월 조익서 대표이사가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오티스코리아)에 첫 취임할 무렵 회사는 하락세로 부진하던 시기였다. 그는 취임 후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회사의 사업 체계를 탄탄히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턴어라운드에 이어 10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사상 첫 매출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이룩했다. 조 사장의 리더십이 승강기 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있어 주목 받는 이유다.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데일리경제>는 조익서 사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우선 지난해 호실적에 대해 조 사장은 “2015년 턴어라운드 이후 우린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매출 1조원은 우리 회사의 놀라운 성장과 발전을 입증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러한 성과는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과 열정 덕분에 이뤄진 일”이라고 말하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실제로 조 사장이 취임하기 전과 지난해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오티스코리아는 약 두 배 가량 성장했다. 실적 공시가 처음 이뤄진 2019년과 비교하면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3%p를 넘는다. 여러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사가 아닌 승강기 단일 업종으로 낸 성과여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특히 지난해와 올해 건설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수주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실제로 지난해 매출 1조1102억원, 영업이익 1130억원, 당기순이익 93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2%, 41.1%, 27.6% 증가한 수치다.그는 “인천공항 4단계부터 시작해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많이 수주를 했다. 신규 수주뿐 아니라 교체 공사 수주도 전보다 크게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우리 회사를 찾게 만드는 핵심인 훌륭한 기술력과 진심을 담은 서비스가 작년 매출 실적에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2014년 1월 조 사장이 오티스코리아의 사령탑을 맡으면서 회사는 안팎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부임 이후 조 사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저성장 국면을 좀처럼 타개하지 못해 위축된 내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조 사장은 “최소 분기에 한 번씩은 전 직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경영 성과가 좋든 나쁘든 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앞으로의 회사 방향성에 대한 얘기를 함께 나눴다”며 “경영자가 윗자리에 앉아서 통신문 보내듯 의견을 전달하는 건 소통이 아니다. 서로 마주 앉아 얘기를 주고받다 보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있는데, 돌이켜보면 여기서 나온 전략 중 실패한 전략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여러 차례 수평적 소통과 상호 존중을 언급하며 이것이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동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조 사장은 “임직원과의 소통은 애사심과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결과로 나타난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고 활기찬 조직 문화 분위기가 형성되자 회사는 다시 성장 방향으로 돌아섰다. 이는 곧 비즈니스 뿐 아니라 안전, 윤리, 혁신, 품질 등 다양한 경영 지표의 획기적인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조 사장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라는 오티스의 정체성을 직원들 안에 내재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시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유연근무제, 원격근무제, 자율좌석제를 시행하며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원격근무제를 장려하며 효율과 더불어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 도모에 나섰다.또 회사의 미래를 주도할 주니어 직원들의 목소리를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젊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소속 부서의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그는 “우리는 스스로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우리가 지닌 탁월함에 대한 의지 덕분에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독자적인 성공과 적극적인 혁신을 이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조 사장은 지난 10년간 내부적으로 조직문화 쇄신에 힘쓴 한편 외부적으로는 국내에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주도하며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시장에 최신 부품을 수출하는 허브로서의 입지를 세웠다.아울러 지난해에는 아시아 교체 센터(MOD 센터) 역시 인천 송도에 둥지를 틀면서 오티스코리아가 아시아 시장 전체의 교체 사업 제품을 연구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가다.조 사장은 송도 공장 설립을 재임 중 가장 기쁘고 자랑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로 꼽으며 애정을 드러냈다.그는 “2019년 송도 공장이 세워지면서 전국에 분산돼 있던 연구개발 조직이 하나로 통합되고 생산시설이 한 공간에 들어서면서 기술과 제품 개발업무에 있어서 큰 시너지를 이뤘다”며 “우리 직원들의 염원이 실현됨과 동시에 글로벌 오티스에 한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를 심어줄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롯데월드타워나 인천공항 등 우리가 설치한 많은 랜드마크 빌딩과 현장에서 우리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보여준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러한 성과들은 우리 열정과 노력의 결실이자 미래를 위한 견고한 기반이 되는 것들”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자랑스러운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 사장은 지난 10년을 넘어 그 다음 10년을 향한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그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55%가 도시에 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와 고령화,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웨이는 우리 사회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우리에게는 앞으로 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유지·보수 포트폴리오 확장과 수리·교체공사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수십 년 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교체 시장의 성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조 사장은 “우리는 최신 기술과 장비 개발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효율성과 에너지 절약 기회를 제공하고 현장 직원과 탑승객 모두에게 더욱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오티스가 교체시장에서 저력을 보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지난 10년간 오티스코리아를 이끌어온 조 사장은 앞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사회에 보탬이 되고 후배들에게는 훌륭한 문화가 살아있는 일터를 남겨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언급했다.그는 “훌륭한 기업은 회사와 직원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기업이다. ESG를 중심으로 한 책임감 있는 경영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사회적 신뢰를 쌓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또 “후배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그들의 발전을 돕고자 한다. 우리 회사가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일하고 싶어 하는 곳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