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금융지주 2분기 순익 5.8조 추정…전년동기 比 6.4%↑홍콩 H지수 상승으로 2400억 환입, 유가증권 이익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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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지주들이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역대급 실적을 무난히 달성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금융지주사들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홍콩H지수 ELS 환입‧대손비용 감소 등 기저효과 

    10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금융지주사들의(KB‧신한‧우리‧하나‧기업‧DGB‧BNK‧JB) 2분기 추정 순익이 약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2분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4조3765억원)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4조6418억원으로 전망했다.

    호실적은 2분기 홍콩H지수 상승에 따라 1분기에 인식된 ELS 손실 비용 일부가 환입된 영향이 크다. 은행들이 올해 1분기 홍콩 ELS 관련 손실을 인식한 규모는 총 1조3000억원이다. 

    여기에 시중금리 하락으로 2분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홍콩 H지수 상승으로 ELS 환입이 약 2400억원 내외 발생할 전망인 데다 지난 6월에는 5월에 이어 시중금리가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2분기 중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상당히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실제 순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상당폭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신한‧하나은행은 홍콩 H지수 배상액을 지수 5100선 수준에서 반영했는데 현재 6400선을 웃돌고 있어 최소 30%의 환입금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대부분 금융지주의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대손비용 부담 완화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2분기 5대 금융지주는 지난 분기 합산 대손비용을 2조3000억원가량 쌓았는데 이번 분기는 1조9000억원으로 40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액의 추가 충당금과 상생 금융 관련 비용 부담 등을 인식했던 작년과 비교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관전 포인트, KB금융‧하나금융 자사주 매입‧소각

    시장 관심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 쏠리고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의 관전포인트는 이익보다도 KB금융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실시 규모와 하나금융의 추가 실시 여부”라며 “시장에서는 이를 주주환원 개선 추세의 척도로 여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은 해마다 통상 2월과 7월 두 차례 자사주 매입과 소각 정책을 발표해왔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연간 총액 기준 1조2000억원 현물배당을 지난 4월 발표했고, 지난해 총 환원율을 감안하면 반기 기준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하반기 거시경제 변화나 변동성을 감안해 이번 2분기 실적발표에서 최소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자사주 소각을 반드시 연 1회 하겠다는 계획은 없고 탄력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진과 이사진 모두 자사주 매입 소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총 주주환원율 관점에 따라 일정 수준의 주당배당금(DPS)을 유지 또는 상향하면서 유연한 자사주 매입 소각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들어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으며 이르면 내달 중 소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FV-OCI 평가익) 증가는 자본비율 개선 요인이지만 2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약 30원가량 상승한 데다 은행들의 대출이 예상보다 상당히 높게 증가해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2분기 보통주 자본비율(CET 1)은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면서 “따라서 이를 감안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규모가 시장기대치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이는 분기 자본비율 상황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은행 측의 의지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 자본비율이 개선될 경우 3분기 중 추가 실시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따라서 분기 규모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고, 이전에도 은행의 주주환원 제고 노력과 설득이 빛을 발할 경우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급변하는 경향을 보여 왔기에 이번에 실시할 자사주 규모 또한 극적으로 시장기대치에 부합하거나 웃돌 수도 있다”면서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