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빗썸, 두 번째 제휴 추진… “성사 가능성 커”국민은행 비이자이익‧빗썸 점유율 확장… '윈윈' 기대"KB 원앱 전략, 코인 투자자 유치에 효과적"
  • ▲ ⓒ각사 제공.
    ▲ ⓒ각사 제공.
    KB국민은행과 가상자산 거래 업계 2위인 빗썸이 실명계좌 제휴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케이뱅크가 은행권 가상자산 연계 수수료 중 약 77%를 차지하며 독주하는 가운데 국민은행이 경쟁구도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빗썸은 실명계좌 발급 계약 협상을 진행했고 금융정보분석원(FIU)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실명계좌 변경을 위해서는 FIU의 신고 수리가 필요하다.

    가상자산거래소가 가상자산을 원화로 구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 한다. 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거래소로부터 입출금 1건당 300~1000원의 수수료를 받아 비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국민은행과 빗썸은 지난 2월에도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추진했었다. 

    당시에는 국민은행이 협상을 중단하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하반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둔 상황이라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빗썸은 기존에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NH농협은행과의 계약을 오는 9월까지로 6개월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과 빗썸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만큼 이번에는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9일 가상자산법이 시행됨에 따라 계약 시점인 9월에는 법 시행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입장에서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가상자산거래소 연계 사업을 진행할 경우 업계 2위인 빗썸과의 제휴는 최적의 선택지일 수 있다. 

    빗썸 측에서도 점유율 확장을 위해 실명계좌 은행을 변경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가 약 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빗썸은 약 30%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빗썸이 업계 1위였던 적도 있지만 업비트가 지난 2020년 제휴 은행을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교체한 이후 역전을 허용했다.

    신생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선 반면 빗썸의 경우 농협은행의 계좌 발급과 이체 한도 조건 등이 까다로와 점유율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빗썸은 국민은행의 원앱 전략에도 주목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금융지주 내 계열사들은 물론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까지 많은 앱이 운영되고 있어 거래소 입장에서 고객 유입에 장애 요소로 작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를 들어 농협중앙회 계좌를 트고 왜 가상자산 거래가 안되냐고 항의하는 등 혼선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빗썸 입장에서는 고객 혼선을 줄이는 차원에서 원앱 전략을 쓰는 국민은행과의 협업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빗썸 연합이 탄생할 경우 케이뱅크가 독식하고 있는 연계 수수료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가상자산 연계수수료 부문 점유율이 76.8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NH농협은행 18.51%, 카카오뱅크 2.99%, 신한은행 1.28%, 전북은행 0.36% 순이었다.

    한편 빗썸 관계자는 "실무상 제휴은행 변경 여부 검토는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사안으로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