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힘 믿어… 인공지능도 감성을 움직일 때 잘 작동해"
  • ▲ 헤만트 쉬린기(Hemant Shringy) BBDO 인도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조직위원회
    ▲ 헤만트 쉬린기(Hemant Shringy) BBDO 인도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조직위원회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역시 인간의 감성을 흔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2024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ARS 2024)가 개막한 가운데, BBDO 인도의 헤만트 쉬린기(Hemant Shringy)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가 'AI 시대의 EI'를 주제로 강연했다.

    헤만트 쉬린기 CCO는 인도 P&G 아리엘의 #ShareTheLoad 캠페인을 담당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ShareTheLoad는 세탁 세제 브랜드 아리엘(Ariel)이 추진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 캠페인으로, 가정 내에서 가사일, 특히 세탁과 같은 집안일의 불평등한 분담을 주제로 삼아 성별에 따른 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5년에 처음 시작돼 9년째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캠페인이다.

    이날 헤만트 쉬린기 CCO는 AI시대,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 EI)'을 강조했다. 감성지능은 자신이나 타인의 감정을 인지하는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용어다. 감정과 지능을 결합한 개념으로, 인간관계, 리더십, 자기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인공지능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감성지능"이라며 "해당 캠페인을 작업할 때도 대화의 정서적 핵심, 즉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힘을 믿었다"고 전했다.

    이어 헤만트 쉬린기 CCO는 "무관심보다 나쁜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민감한 대화를 나눌 때는 그 대화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소통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싶다면 그들을 바닥에 굴러다닐 정도로 웃게 해야 하고, 사람들을 도발하고 싶다면 정말 격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은 폭스바겐의 'VW 70 Years'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폭스바겐의 브라질 진출 70주년과 첫번째 전기차 공개를 맞아 브라질에서 진행됐다. 영상에서 유명 재즈 가수 엘리스 헤지나와 그의 딸 마리아 리타가 함께 노래를 부른다.  'Just Like Our Parents'라는 곡으로, 과거와 미래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래다.

    이 듀엣이 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엘리스 헤지나가 이미 고인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1982년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마리아 리타는 당시 네 살이었다. 마리아 리타 또한 유명 가수가 돼 총 8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해당 캠페인을 위해 엘리스 헤지나와 비슷한 모델이 섭외돼 딥페이크 기술이 이용됐으며, 마리아 리타가 듀엣곡을 위해 새로운 악기 편곡과 새로운 보컬을 추가했다. 폭스바겐의 유산과 혁신을 동시에 강조한 해당 캠페인은 브라질 영부인까지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들며 브라질 광고 역사상 가장 높은 유기적 참여를 기록했다. 

    헤만트 쉬린기 CCO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불가능한 듀오를 찾을 수 없다. AI를 사용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AI도 감성지능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할 때 가장 잘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하는 2024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ARS 2024)는 21일부터 3일 간 부산 벡스코 및 해운대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