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 탄소배출량 96만→108만톤조선업 호황에 생산라인 풀가동 돌린 탓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온실가스 배출↑탄소중립 위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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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한국조선해양
    오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기지개를 켠 조선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정부 목표에 따라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산활동 증가에 따라 배출량이 오히려 확대된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조선 계열사 포함)의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Scope1·2)은 107만6487톤(tCO2eq)으로 2022년 95만8578톤 대비 12.3%(11만7909톤) 늘었다. tCO2eq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이산화질소 등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CO2) 양으로 환산한 단위다.

    사업장에서 배출한 직접 온실가스(Scope1)와 전기·열 소비로 인한 간접 온실가스(Scope2)는 탄소배출 규제에서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이 밀려드는 일감 소화를 위해 도크(dock·선박 건조 공간)를 풀가동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불가피했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해 생산 가동시간은 5926만M/H(맨아워)로 1년 전보다 21.8%(1062만M/H) 늘었다. M/H는 한 사람이 1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나타낸다. HD한국조선해양 조선 사업소의 가동률 또한 2022년 78.4%에서 지난해 92.2%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폐기물 배출량이 2022년 33만5270톤→2023년 38만9332톤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폐수 배출량 5813톤→6050톤 ▲에너지사용량 1만6809TJ(테라줄)→1만9117TJ ▲용수 총 취수량 782만톤→789만톤 등 환경지표가 일제히 악화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역시 HD한국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한화오션의 온실가스 배출량(Scope1·2)은 2022년 31만7725톤→2023년 41만6679톤으로,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배출량도 35만3382톤→41만9460톤으로 각각 늘었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선주들의 선박 발주량 증가에 힘입어 수주 호황을 당분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조선사들은 발주사와의 가격 협상력에서 우위를 선점,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전략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선박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조선사들은 올 들어 생산 가동률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상반기 가동률은 104.5%까지 치솟았고 한화오션 100.7%, 삼성중공업 112% 등을 기록했다. 가동률이 100%을 넘어섰다는 것은 야근·특근이 있었다는 의미로, 가동률이 100%를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문제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탄소중립기본법 시행에 따라 조선사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각사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 이행에 나섰지만 생산활동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탄소 배출량까지 관리해야 하는 점에서 고충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고객사의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저탄소·무탄소 선박 개발과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Scope3) 산정 방법도 고도화해 조선해양 가치사슬의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