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맥도날드 일일 알바생으로 깜짝 변신노동자 계급과의 접점 마련 동시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저격 위한 이벤트'맥도날드에서 일한 최초이자 유일한 2024년 대통령 후보' 메시지 전달트럼프 이미지 담긴 'MAGADonald's' 티셔츠 완판… 이슈를 발 빠르게 상품화 해 선거 자금 모금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마가도날드' 티셔츠. ©MAGADonald's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마가도날드' 티셔츠. ©MAGADonald's
    맥도날드(McDonald's)의 일일 알바생으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알바 모습이 담긴 100달러(약 14만원) 짜리 '마가도날드(MAGADonald's)' 티셔츠를 완판시켰다. 트럼프는 미디어와 지지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이를 선거 자금 모금 기회로 발 빠르게 전환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막판 대선 레이스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 펜실베니아주(Pennsylvania) 피스터빌 트레보스(Feasterville-Trevose)에 있는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이색 선거 운동을 펼쳤다. 그는 이날 앞치마를 두른 채 직접 감자 튀김을 만들고 고객들의 주문을 받았다.

    트럼프의 맥도날드 이벤트는 맥도날드 매장을 찾는 서민층 중 자신을 지지하는 노동자 계급과의 접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번 대선의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을 저격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올 초 한 토크쇼에 출연해 "나는 (맥도날드에서) 감자부터 튀겼고 이후 주문받는 일을 했다. 맥도날드 직원들의 파업에 참여한 적도 있다"고 말하며 대학 시절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공개했다.

    해리스 캠프는 1983년 여름 해리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의 한 맥도날드 지점에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가 노동자 계급 출신임을 강조했고, 반면 트럼프는 태어날 때부터 억만장자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리스의 부통령 후보로 나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앞서 "트럼프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느냐?"는 발언을 했으며, 해리스 측 대변인 이안 샘스는 "트럼프는 절박할 때 할 줄 아는 것이 거짓말밖에 없다. 트럼프는 알바의 고충을 이해할 수 없는 부자 출신"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해리스 측 공격에 반격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도날드로 직접 향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주장이 거짓이라고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의 소위 '빅맥 정치'는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고, 연출된 '쇼'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하는 동안 해당 맥도날드 매장은 일반인에게는 개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맥도날드 유세는 각종 언론을 비롯해 소셜미디어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트럼프 캠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맥도날드에서 영감을 받은 '마가도날드' 티셔츠를 곧바로 출시했다. 100달러 짜리 셔츠에는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드는 트럼프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으며, 이미지 아래에는 맥도날드의 대표 색상인 빨간색과 노랜색으로 'MAGADonald's'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을 위한 맥기프트(McGIFT)가 있다"며 '마가도날드' 티셔츠를 홍보했고, 자신이 '맥도날드에서 일한 최초이자 유일한 2024년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마가도날드' 티셔츠는 곧바로 완판됐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마가도날드' 티셔츠. ©MAGADonald's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마가도날드' 티셔츠. ©MAGADonald's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한 이슈를 빠르게 상품화 해 선거 자금을 모으는 독보적인 마케팅 전략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올해 7월 13일 공개 유세 중 총격사건을 당한 이후엔 피격 당시 얼굴에 피가 묻은 채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을 넣은 티셔츠와 운동화 등 각종 제품을 판매해 큰 수익을 거뒀으며, 앞서 2월에는 399달러(약 55만원) 짜리 '절대 포기하지 않는(Never Surrender) 하이탑 스티커즈'를 1000켤레 한정으로 판매해 완판시켰다.

    이전에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문구가 새겨진 빨간 모자와 자신의 머그샷(mugshot·범죄자 수용 기록부용 사진)이 담긴 셔츠, 넥타이, 보드카 등을 판매한 것은 물론 디지털 포토 카드, 성경책,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코인 등을 판매했다. 현재까지 트럼프가 '굿즈'로 벌어들인 선거 자금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전무후무한 선거 활동이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언론과 각종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에서 강력한 소셜 버즈(social buzz)와 바이럴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트럼프의 대선 마케팅 전략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 대선은 오는 11월 5일 치러진다.

    한편 트럼프의 맥도날드 매장 유세가 논란이 되자 맥도날드 측은 직원들에게 공유한 내부 메모를 통해 "맥도날드는 특정 선출직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이는 이번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빨간색도 파란색도 아닌 황금색"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