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등' 콜라 펩시, 코카콜라 추격하기 위한 기발한 첩보 활동 캠페인 연달아 선봬코카콜라 독점 제공하는 패스트푸드점에 잠입해 손님들에게 펩시 제공각 패스트푸드 맞춤형 '언더커버 컵'에 담아 펩시의 맛 강조피자 배달부 쫓아가 고객에게 펩시 콜라 선물하는 'Chase Cars' 캠페인도 호평BBDO 대행
  • ▲ 펩시의 '언더커버 컵스(Undercover Cups)' 캠페인. ©Pepsi
    ▲ 펩시의 '언더커버 컵스(Undercover Cups)' 캠페인. ©Pepsi
    콜라 업계 '만년 2등'인 펩시(Pepsi)가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첩보 작전으로 코카콜라 추격에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펩시는 최근 내셔널 패스트푸드 데이(National Fast-Food Day) 주간 동안, 코카콜라를 독점 제공하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잠입해 고객들의 콜라를 펩시로 바꾸는 '언더커버 컵스(Undercover Cups)' 캠페인을 펼쳤다.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먹을 때 빠지는 않는 것이 바로 콜라다. 그러나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점은 코카콜라와 펩시를 모두 제공하기보다 한 가지 콜라를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고 해도 단 하나의 콜라만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펩시는 펩시를 제공하지 않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코카콜라를 마시며 식사를 즐기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특별히 제작된 '언더커버 컵스'에 펩시를 담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 펩시의 '언더커버 컵스'는 각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특징이 담긴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맥도날드(McDonald's) 매장의 '언더커버 컵스'엔 맥도날드의 상징인 황금아치(Golden Arches)의 'M'자 로고를 펩시를 상징하는 'P' 2개로 변형시키고 맥도날드의 브랜드 슬로건인 'I'm Lovin' it'을 'I'm Lovin' pepsi'로 바꾼 디자인을 입히고, 버거킹(Burger King) 매장의 컵엔 버거킹 로고 사이에 'This is Pepsi(이것은 펩시입니다)' 문구를 끼워 넣었다. 양갈래로 땋은 빨강 머리 소녀 캐릭터를 내세운 웬디스(Wendy's) 매장의 컵에는 해당 캐릭터의 머리색을 펩시의 상징인 파란색으로 바꾸는 등 유머러스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언더커버 컵스' 캠페인의 목표는 심플하다. "모든 햄버거는 펩시를 누릴 자격이 있다(Burgers deserve Pepsi)"

    광고 영상에서 펩시의 언더커버 요원들은 파란색 스포츠카를 타고 맥도날드와 버거킹, 웬디스 매장에 침투한다. 이들은 각 매장에 맞는 '언더커버 컵스' 안에 펩시 콜라를 담은 뒤, 사람들에게 더 나은 맛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고객들이 마시고 있는 코카콜라를 펩시 콜라로 바꿔놓는다. 황당해하는 고객들의 표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펩시의 '언더커버 컵스' 요원들이 주차장에서 코카콜라 배달 직원과 우연히 마주쳐 당황해 하는 모습, 콜라를 바꿔치기 하다 걸려서 패스트푸드점 직원에게 쫓겨나는 장면도 큰 웃음을 준다.

    어쩔 수 없이 '언더커버 컵스'에 담긴 펩시 콜라를 마시게 된 고객들은 다행히 "진짜 좋은데요", "괜찮은데요"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광고는 "물론, 낯선 사람으로부터 펩시를 받는 건 왠지 미심쩍습니다. 하지만 펩시 없이 햄버거를 먹는다구요? 그건 정말 미친거죠"라며 "모든 햄버거는 펩시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한다.

    제니 댄지(Jenny Danzi) 펩시 브랜드 마케팅 책임자는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한 홍보 이상으로, 음식과의 연관성을 강화하려는 명확한 비즈니스 의도를 담은 대담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버거와 같은 특정 음식을 먹는 상황에서 펩시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펩시가 버거의 맛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틀을 깨는 크리에이티브적 접근으로 기존 방식을 과감히 뒤엎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과 피드백을 이끌어내고 있다"며 "음식과 관련된 순간마다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이 캠페인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언더커버 컵스' 광고가 끝날 무렵, 광고를 본 93%의 사람들이 브랜드를 인지했으며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정서적 집중도는 다른 카테고리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펩시는 앞서 'Chase Cars(차량 추격전)' 캠페인에서도 펩시가 패스트푸드와 어울리는 최고의 탄산음료임을 알리기 위해 기발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다. 피자를 먹는 소비자들에게 펩시를 깜짝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 초 도미노 피자는 코카콜라와 미국 내 독점 계약을 맺고 코카콜라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펩시는 도미노 피자 배달 기사를 차로 추격해, 고객들에게 펩시를 무료로 함께 배달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차량 추격전'이라는 긴박함이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평온하게 피자를 배달하는 배달부를 심각하게 쫓는 펩시 요원들의 엉뚱함이 웃음 포인트로 꼽힌다. 피자 배달부 옆에서 꿋꿋하게 펩시를 함께 배달하며 농담을 건네는 펩시 요원들의 모습과, 그런 요원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피자 배달부의 표정이 압권이다.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낸 것은 물론, 광고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계산하는 광고 측정 비즈니스 업체인 시스템1(System1)에서 지난 24개월 동안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미국 광고로 꼽혔다.

    'Chase Cars'와 '언더커버 컵스' 캠페인은 최근 다시 펩시와 파트너십을 맺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BBDO가 대행했다.

    한편 미국의 음료 시장 전문 사이트 베버리지 다이제스트(Beverage Digest)에 따르면, 2023년 닥터페퍼가 펩시를 제치고 코카콜라에 이은 미국 내 2위 탄산음료 브랜드로 올라섰다. 미국 탄산음료 시장 점유율 1위는 코카콜라(19.18%), 2위는 닥터페퍼(8.34%), 3위는 펩시(8.31%)다. 이에 펩시는 빼앗긴 2위 자리를 탈환하고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