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P, 사무실 복귀 정책(return-to-office policy) 밝혀… 4월부터 도입주요 광고대행사, 팬데믹 이후 직원들의 사무실 근무 일수 점차 늘려WPP "고객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것, AI 투자 규모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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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WPP가 직원들의 주 4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직원들간의 결속력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변화로 보이지만, 세계 3위 광고 회사인 옴니콤과(Omnicom) 4위인 인터퍼블릭 그룹(Interpublic, IPG)의 합병으로 1위 자리를 빼앗기게 된 WPP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기사 옴니콤, 인터퍼블릭 인수 논의… WPP 넘는 세계 1위 광고회사 탄생하나)9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리드(Mark Read) WPP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는 직원들에게 오는 4월부터 주 4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마크 리드 CEO는 내부 직원들에게 "WPP 산하 여러 에이전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무실 출근율이 높을수록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강화되고 고객 만족도가 개선되며, 재무 성과도 더 나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우리의 많은 고객사들은 (직원들이 사무실로 출근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함께 일하는 팀들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리드는 일부 직원들에게 보다 유연한 근무 정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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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돌봐야 할 가족이 있거나 건강 문제와 같은 기타 고려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유연 근무를 요청할 수 있는 명확한 절차가 마련될 것"이라며 "원격 근무를 해 온 일부 직원들은 계속해서 근무 방식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WPP 측은 직원들이 새로운 근무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을 기점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의무화 할 것으로 예상했다.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은 지난해 디지털 에이전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3일 사무실 출근과 월요일 출근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도입했으며, 이를 준수하지 않은 직원 수십명을 해고했다.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도입했고, 2022년부터는 사무실 복귀 정책(return-to-office policy)을 속속 제도화하기 시작했다. 광고·마케팅 전문 매체인 캠페인(Campaign)의 '스쿨 리포트(School Reports)'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99개 광고대행사 중 16개 회사가 사무실 의무 출근 일수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영국 대표 광고단체인 'Advertising Association(AA)' 등이 발행하는 '광고 산업 내 하이브리드 워킹(Hybrid Working in the Advertising Industry)' 보고서에 따르면 광고업계 직원 대부분은 일주일에 이틀 또는 그 이하로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원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재택 근무를 선호하면서 충돌이 일고 있는 것이다. WPP의 사무실 복귀 정책에 직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2023년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에이전시인 WPP의 직원 수는 10만명 이상이다. 옴니콤과 IPG의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WPP는 2위로 내려앉게 된다.마크 리드 CEO는 옴니콤과 IPG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광고회사 탄생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그는 "광고 산업 내 합병이나 순위 경쟁으로 인해 경쟁사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일수록 올해 우리는 더욱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고객에게 최선을 다함으로써 더욱 돋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에는 '고객들을 위한 더 나은 성과를 내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수반돼야 한다. 이 철학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기업들이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역설했다.이와 함께 마크 리드 CEO는 AI(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자체 AI 플랫폼인 'WPP 오픈(WPP Open)'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WPP는 앞서 2024년 1월, 매년 3억1800만 달러(한화 약 4639억6200만원)를 AI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광고 산업 내에서 AI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WPP는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