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4차례 본교섭 … 노조 “사측 제시안 없어”25년 요구안, 임금 6.4% 인상·휴가비 200만원 등“11일 교섭 불발시 노동쟁의 조정 신청” 선포인도서도 공식 노조 출범… 韓 이어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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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가 다시금 재점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 중인 가운데, 노조가 또다시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트럼프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딥시크 여파, 환율 급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갈길 바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4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오전부터 진행된 교섭은 오후까지 이어졌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회사 측이 제대로된 제시안을 마련하지 않아 정상적인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전삼노는 “사측이 비공개를 전제로 안건을 제시하고자 했지만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안건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4차 본교섭임에도 불구하고 안건을 조합원들까지 공개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노조는 오는 11일 5차 본교섭에서도 제대로된 교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즉각 결렬 선언 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삼노는 “사측의 이 같은 태도가 지속된다면 11일에 쟁의대책위원회로 체제를 전환하고 결렬 선언 후 조정 신청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에도 양측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삼성전자측은 “최선을 다해 안을 준비하고 11일에 결렬 없이 정상적인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지난해 마무리되지 못한 삼성전자의 노조리스크가 올해 들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점삼노는 지난해 8월 1969년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처음으로 50일간 파업을 전개하는 등 강경투쟁으로 압박수위를 높여왔다.노사는 작년 11월 2023·2024년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까지 이르렀지만, 노조 조합원들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부결시키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시 잠정안에는 임금 5.1% 인상, 임직원몰 복지포인트 200만원 등 내용이 포함됐다.양측은 올해 들어 1월 7일 교섭을 재개했다. 같은 달 14일과 21일에도 본교섭을 진행했다. 작년 합의하지 못한 2년치 임단협은 물론 올해 임단협도 논의대상이다. 2023년과 2024년 임급협상을 병합해 2025년 임급협상과 함께 진행 중이다.노조가 회사에 전달한 2025년 임금·복리후생 요구안에는 ▲임금 6.4% 인상 ▲격려금 지급시 DX, DS 부문 차별없이 지급(24년 기지급된 격려금 DX에도 지급) ▲장기성과금(LTI) 제도 신설 ▲하위 고과에 따른 임금 삭감 및 동결 폐지 ▲재충전 유급 휴가 확대(3일→7일) ▲휴가비 연간 20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됐다.업계에서는 3년 치 협상으로 범위와 내용이 더욱 복잡해 진만큼 파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 임금인상률 외 다른 문제도 양측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최근엔 반도체특별법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연구개발 직군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도입을 두고도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양측간 의견차는 더욱 커진 상태다.설상가상으로 최근 인도에서도 삼성전자 인도 법인 설립 후 첫 공식 노조인 '삼성인도노동조합(SIWU)'이 출범하면서 안팎에서 노조문제가 가중돼고 있다. 삼성전자 글로벌 사업장에 노조가 출범한 것은 한국에 이은 두 번째다. SIWU에 따르면 전체직원 1850명 가운데 1350명이 조합에 가입했으며 앞으로 400명 이상이 추가로 가입할 예정이다.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경쟁력 회복과 위기 돌파를 위해 노조가 합리적인 협상에 나서야한다. 장기간의 협상은 재신임된 집행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