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산적한데 사직 전공의 복귀는 불투명고연차 일부 '낙동강 오리알' 신세될라 우려미필 전공의 일반병 입대 허용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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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는 일반의(GP)로 일선 개원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실수령액(Net Income)이 과거 월 1000만원대에서 3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과열 경쟁과 비전문의라는 한계점이 노출된 탓이다.특히 미필 전공의는 시대의 희생양이 됐다. 수련병원 복귀 의사를 타진해도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선발되면 수련병원 복귀가 불가능해지고 돌아와도 자리가 보장될지 안갯속이다. 그게 아니면 1~3년을 대기해야 한다.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반의 급여는 의료대란 전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기존 피부미용 등 분야에 일반의가 근무하면 주 5일 월 1000만원 이상 실수령액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 700만원 수준으로, 올해 300만원대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사직 전공의가 대거 발생한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풀이되나 전문의와 일반의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보드를 딴 선배 의사들은 몸값의 차이가 없지만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이 사태가 지속되면 세대간 갈등으로 확장될 개연성이 있다.개원가 A원장은 "일반의 상태에서 능력치는 제한된다. 이마저도 언제 복귀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은 받아줘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기존의 높은 급여 수준을 유지한다면 의원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털어놨다.B원장 역시 "과열 경쟁은 현실이다. 모집 공고를 올리니 수십 통 이상의 사직 전공의 이력서가 들어온다. 후배들은 치열한 길거리에 방치되고 있다는 생각에 한숨이 터졌다"고 했다.급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지만 이를 계기로 젊은 의사들이 전공의 추가 모집에 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사직 전공의들은 "작금의 사직 전공의 취업 한파는 의대증원시 발생할 의사 충원 부작용"이라고 주장했다.변수는 '미필 전공의'다. 이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이달 내내 진행되는 전공의 추가 모집에 응해도 군의관, 공보의 등 입영 대상자로 확정되면 복귀는 불발된다. 만약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몇 년을 대기해야 한다.지난 1월 전공의 모집 시엔 전공의 수련을 마칠 때까지 '입영 연기'라는 카드가 제시됐는데 대부분은 응하지 않았다. 이번엔 정부가 이러한 특혜를 없앴다. 이달 내 군의관·공보의 선발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전공의는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이다. 수련기관에서 퇴직한 의무사관후보생은 병역법에 따라 입영 대상자가 되며 일반병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는 없다. 그런데 입영 대상자 규모와 비교해 선발 인원이 훨씬 적다.미필 전공의 4000여명이 입영 대상인데 실제 선발은 10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공보의 선발은 250명으로 확정됐고 군의관은 구체적 수치를 비공개이나 예년과 비슷한 7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결국 당장 다음 달부터 복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미필 전공의는 몇 년은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복귀가 아니라면 별다른 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고연차 미필 전공의의 자리가 유지될지도 의문이다.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미필 전공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대한의사협회에 강조한 바 있지만 귀담아 얘기를 듣지 않았다. 결국 정부의 판단대로 갈라치기가 조장될 것이고 희생양을 통해 복귀 분위기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최소한 미필 전공의가 일반병으로 입대할 수 있도록 선택권이라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