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캔에 담긴 하이볼 프레시볼 기획한 이하림 MD 인터뷰소비자 시각·미각 잡아 … 2주 만에 1차 물량 완판하이볼 시장 지속 성장 전망 … 올해도 신제품 출시 박차
  • ▲ 이하림 GS리테일 주류팀 MD(상품기획자) ⓒGS리테일
    ▲ 이하림 GS리테일 주류팀 MD(상품기획자) ⓒGS리테일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매일 새로운 음식이 소개되면서 먹거리 트렌드의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해야 하는 주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소주와 맥주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볼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두드러진다. 단순히 기존에 없던 맛을 내는 것을 넘어 이색적인 패키지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최근 편의점 GS25도 과일 원물이 보이는 투명캔에 담긴 하이볼 프레시볼 2종을 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해당 제품을 기획한 이하림 GS리테일 주류팀 MD(상품기획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MD는 GS리테일에서 와인과 양주를 시작으로 현재 하이볼 담당 2년차다.

    ◇ 투명캔으로 시각적 즐거움까지 … 출시 2주 만에 완판

    프레시볼의 가장 큰 특징은 풀오픈탭(뚜껑 전체가 열리는 형태)을 적용하고 과일 원물을 그대로 담은 투명캔을 활용해 개봉하지 않고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볼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업계에선 기존 1세대 하이볼(주정 및 오크칩 기반)과 2세대 하이볼(과일 슬라이스 첨가)을 넘어선 3세대 하이볼이라는 평이다.

    이 MD는 투명캔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해 과일 원물이 들어간 하이볼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여기에서 나가아 투명캔을 적용하면 옆면에서도 제품이 보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매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품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투명캔은 자외선과 햇빛에 민감해 변질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제품 기획에 돌입해 4개월간 탄산압과 안정성 테스트를 거쳤다. 젖병 소재를 활용해 기존보다 얇은 밀도를 구현하면서도 내압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 MD는 "투명캔을 적용하려면 탄산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원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반드시 살균 처리가 필요하다"며 "변질되지 않고 내구성을 확보한 제품은 현재까지 프레시볼이 유일하다"고 자평했다.

    프레시볼은 출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난달 15일 출시된 프레시볼 2종은 1차 생산 물량 24만~30만 캔이 출시 2주 만에 완판됐다. 2차 생산 물량 36만 캔도 3주 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 MD는 "출시 직후 하이볼 1~2위를 기록했고 현재는 재고 부족으로 3~4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하이볼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신생 브랜드가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프레시볼은 차별화된 콘셉트 덕분에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 GS25 프레시볼 2종 ⓒGS리테일
    ▲ GS25 프레시볼 2종 ⓒGS리테일
    ◇ 하이볼 시장, 올해도 성장 전망 … 신제품 출시 박차

    이 MD는 올해도 하이볼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하이볼, 칵테일이 보편화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하이볼 시장 규모가 맥주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 MD는 "지난해 양주보다 하이볼 매출이 더 많이 나왔다"며 "소비자들이 한 캔만 마셔도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하이볼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S25에 따르면 2023년 대비 지난해 하이볼 매출은 376.7% 증가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주류 매출 구성비를 보면 하이볼(23.8%), 와인(32.8%), 양주(43.4%)로 나타났으나 올해 1월(1일~13일 기준)에는 하이볼(39.7%), 와인(25.6%), 양주(34.8%)로 변화하며 하이볼의 비중이 15.9%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하이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볼의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가운데 GS25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 MD는 "올해는 한 단계 더 성장해 매출을 2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당장 오는 19일 충주 하이볼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 제품은 충주쌀로 빚은 증류식 소주와 충주 사과 농축액을 조합해 깊은 풍미를 살렸다.

    이 MD는 "쌀을 발효해 알코올 도수를 만든 후 이를 하이볼로 선보인다"면서 "이런 방식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남아도는 국내 쌀 소비를 촉진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